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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놀이터, 속도가 생명…스스로 찾고 즐기는 공간창조”
첫걸음 뗀 ‘10조 공룡’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
덩치커진 조직 신속성·실행력이 중요
합병후 10개 팀제로 ‘속도’문제 해결
다음 자산·카카오 노하우…해볼만한 도전

장기적 플랜보다는 6개월 단위 전략 수립
매일매일 변하는 환경 ‘연결가치’최우선

1차목표는 네이버 아닌 파이 키우는 상생
모바일 디바이스 최적화 ‘광고’찾겠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 중간중간 ‘속도’를 수시로 말했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10조 공룡’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빨리 파악해 만들어 제공하는 IT 기업의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이다. 어떤 사업을 하고, 또 새로운 비지니스를 만들어가는 것 모두, 그래서 최고경영자가 결정하는게 아니라 팀원과 팀장이 스스로 판단해 이행하도록 했다. 그것이 다음카카오가 추구하는 조직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들어와 놀고, 돈을 쓰고, 또 관계를 맺어가는 ‘놀이터(Digital Playground)’가 다음카카오다. 이 과정에서 은행과 손잡고, 게임사들, 또 콘텐츠 제공자들에게 문도 활짝 열었다. 남이 만들어놓은 영역을 빼앗는 것이 아닌, 모두 손 잡고 시장의 파이를 키워가는게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가 말한 ‘창조경제’다.



-대표 영어명이 ‘비노’다. 영어 이름을 사내에서 쓰도록 한다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직급이 없으면 의사소통이 편해지고, 조직 개편이 쉬워진다. 팀을 언제든지 만들고 해체할 수 있다. 팀제를 하게 되면 기업 규모가 커지더라도 ‘속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10조 공룡이라는 말이 IT기업에게는 부담스러운 말이 아닌가.

▶제일 큰 과제가 ‘속도’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10개 팀을 만들어 팀제로 운영한다. 나도 10개팀중 한 팀의 팀장이다. 개발, 마케팅등 각 팀이 제각각 역할을 한다. 합병으로 엔지니어 등 인재 풀이 크게 확대됐다. 다음이 검색사업을 20년 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면 사용자 패턴 분석과 다양한 콘텐츠 확보가 가능하다. 다음이 갖고 있는 자산과 카카오의 모바일 노하우 결합시키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다.

-다음카카오 5년뒤, 또 10년뒤 모습은 어떤건가.

▶장기적은 플랜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3년 계획, 5년 계획 세워도 소용없다. 오히려 계획을 잘못 세우면 더 곤란해질 뿐이다. 그래서 6개월 단위로 사람을 뽑고, 예산을 집행한다. 우리는 유저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 하는 문제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것이 ‘연결’의 가치이고 이런 비즈니스가 다음카카오의 본질이다.

-다음카카오가 가야될 방향성은.

▶아직 연결되지 못한 수많은 것들이 있다. 연결을 주제로 구체적으로 뭘 할지 논의를 시작한게 이제 3~4개월 됐다. 다음카카오가 해보자. 의기투합한게 그렇다. 처음에는 합병을 결정하고도 당분간 따로 가자고 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대로, 다음은 다음대로. 하지만 한달 해보니 빨리 업무도 섞는게 좋겠다는 생각 들었다. 그래서 7월 초부터 지금까지 3개월동안 본격적으로 하나가 되는 작업을 했다.


-앞으로의 수익모델은 뭔가.

▶‘광고’다.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된 광고 모델이 없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불편하다. 스마트하게 광고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거다. 개인화된 디바이스를 통해 위치, 시간 등을 고려한 최적화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면 창조적인 광고모델도 나올거 같다.

-양쪽의 어떤 위기감이 속전속결 합병을 가능하게했나.

▶각자가 갖고 있지 않은 장점이 상대에게 있었다. 다음은 모바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데 그 해결책을 찾고 있었고, 카카오는 모바일에서 잘나가고 있다고 하지만 콘텐츠와 인재에 목말랐다.

-기존 사용자의 충성도는 어떻게 지켜나가겠는가?

▶‘소통’이 중요하다. 100대 기능개선 과제가 큰 성과를 거뒀다. 유저들이 바꿔줬으면 하는 제안 6만건을 보내줬고, 이를 리스트로 만들었다. 또 이걸 투표에 붙였더니 8만명이 투표를 했다. 1등부터 111개까지 개선방안을 하나씩 구현해갔다.

-파트너들과의 상생을 강조하고 있는데.

▶다음카카오는 ‘연결’가치를 제공한다.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 즉 놀이터 만들어놓으면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와 놀기도 하고 돈을 쓰기도 하는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다. 어떤 분야로든 확대할 수 있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거기서 교훈을 얻는게 중요하다. 그런 경험은 실패를 하더라도 다음 프로젝트에 녹아들어간다. 잘되는 서비스도 있고 기대치에 못미치는 서비스도 있지만, 모두다 긍정적인 시도라고 생각한다.


-도전하는 입장에서 도전받는 입장이 됐다. 수성 전략은?

▶수성한다는 생각은 없다. 다만 속도가 떨어질까봐 걱정이다. 소통이 안되고 불통이 될까봐. 초심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게임을 메신저에 얹어야 겠다는 생각이 획기적이었다.

▶ 예전에는 모바일에서 돈을 벌수 있는게 광고, 성인물, 게임 정도였다. 처음엔 잘 할 수 있는 게임 회사 찾아다녔다. 다 거부했다. 어쩔 수 없이 직접했다. 처음에는 10개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사용자가 게임을 같이하고 하트 주고 받는 소셜 그래프가 작동하면서 생각지 못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수익모델은 어디서 나올지 모르므로 아이디어를 항상 내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하루매출이 10억넘는 게임이 나오고 있다. 파이가 커진것이다.

-금융서비스를 시작하면 시중 은행에 잠재적인 경쟁자가 되는 것 아닌가.

▶알리바바, 텐센트는 직접 은행업을 한다. 직접 수탁해 이자도 붙여주는 업무한다. 하지만 우리의 비즈니스 철학은 ‘잘할 수 있는 것만 하자’다. 해당 분야에서 잘하는 업체들이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서 모바일에서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게 우리 비즈니스의 본질이다. 우리는 중국과 달리 시중 은행간 거래에 카카오가 친구관계 즉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송금 자체는 기존 은행 시스템을 이용한다.

-그 파급효과에 의해 카드사나 은행들이 힘들어 하지 않을까.

▶카카오페이는 카드사들과 제휴를 통해 이뤄진다. 별도의 앱을 다운받을 필요없다. 카드사와 제휴를 통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카드사 매출도 늘고, 우리는 적정한 수수료를 받는다.

-개인적인 목표나 꿈이 있나.

▶영어 이름을 비노로 정한 것은 와인을 좋아해서다(비노는 스페인어로 와인을 뜻한다). 나중에 프랑스에서 포도나무도 심고 양조장도 해보면 어떨까 싶다. 지금까지 신문기자로 또 미국 변호사와 최고경영자도 했는데, 정작 좋아하는 와인 관련한 일은 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

정리=최정호ㆍ황유진 기자/choijh@heraldcorp.com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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