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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뼈아픈 부진 ‘스마트폰 도미노’…연매출 200조도 위태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4조1,000억원…1년새 10조 감소
고가제품 中신생업체 거센 도전
시스템반도체·디스플레이도 고전
계절적 비수기 가전 실적악화 치명타

가격 안정화 반도체 등 부품은 약진
갤노트4 등 신제품 부진탈출 기대감


삼성전자가 7일 밝힌 3분기 잠정실적은 예상대로 부진했지만, 그 정도는 생각보다 더 심했다. 영업이익 뿐 아니라 매출도 극도로 부진한데다, 단기간에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조차 갖기 어렵게 했다. 스마트폰 부진의 여파가 시스템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까지 치명상을 입혔고, 가전부문조차 제 앞가림을 못했다. 매출은 153조원에 그치면서 자칫 올 해 연매출 200조원에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조원 이상 줄었다. 그나마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선전 덕분에 분기영업이익 3조원대 추락은 간신히 면했지만, IM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2분기 삼성전자의 살갗을 파고든 정보기술ㆍ모바일(IM) 부문의 부진은 3분기에는 뼈속까지 침투했다. 중저가 제품은 물론 고가 제품 시장에서도 중국 신생 업체들의 도전에 밀렸다. 제대로 된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해 중국 시장에서는 샤오미나 화웨이에, 인도 시장에서도 현지 업체들에게 시장점유율 1위를 내주거나 추격을 허용했다. 마케팅으로 방어에 나섰지만, 출혈만 컸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판매량은 소폭 늘었지만 평균판매 단가는 낮아졌고,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수익이 더 줄었다”고 인정했다. ‘갤럭시S5’ 같은 500달러 이상 고가 제품이 상대적으로 덜 팔린 반면 구모델에 대한 가격 인하 조치와 중저가 제품 비중 확대로 이익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IM 부분의 부진으로 인한 도미노 효과도 나타났다. 무선 제품 수요가 줄면서 관련된 시스템LSI사업부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도 활력이 떨어진 탓이다. 사업부문은 다르지만 삼성전자 내 스마트 기기 부품을 담당하는 사업부도 IM 부문의 부진에 함께 벼랑 끝으로 떠밀린 셈이다.


DS(부품) 부문과 함께 IM부문 실적 악화를 만회하는데 보탬이 됐던 CE(소비자가전) 부문의 실적 악화도 뼈아팠다. TV와 생활가전 모두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믿었던 에어컨 마져 성수기가 빨리 끝나면서 제 몫을 못했다.

그나마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DS부문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떠받치는 마지막 보루가 됐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확산과 PC 교체, 서버용 제품 수요 확산에 따른 전 세계적인 업계 호황 덕분이다. 탄탄한 수요가 받쳐주면서 가격은 안정됐고, 내부 공정전환 등으로 원가는 절감했다. 업계에서는 한때 IM 부문 영업이익의 6분의 1 아래까지 떨어졌던 메모리반도체 부분의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올라서며 IM부문의 영업이익에 버금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3분기의 부진이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데 있다. 2009년 이후 삼성전자의 분기실적은 1분기에서 4분기로 갈 수록 늘어나다 4분기에서 1분기로 넘어가면서 조정받는 추세였다. 그런데 올 해는 1분기 이후 3분기까지 계속 내리막이다. 게다가 4분기가 전자제품의 계절적 성수기지만 삼성전자 스스로조차 실적개선에 회의적이다.

삼성전자가 매출 47조원ㆍ영업이익 4조1000억원의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7일 발표했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1년 4분기(4조6700억원) 이후 11분기 만이다. 올해 1분기(8조4900억원) 이후 불과 반년 만에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헤럴드경제DB]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전 세계 140여 개국에 출시하는 ‘갤럭시노트4’에 대한 대기 수요가 예상외로 크지만, 주력 제품은 아니다.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알파의 반응도 기대 이상이지만, 예전처럼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지출할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아이폰6와 중국 중저가 업체와의 혈투를 벌여야 한다.

다만 그동안 부진했던 북미와 유럽 시장 수요가 연말을 맞아 되살아날 경우 삼성전자 신제품들이 그 수혜를 상대적으로 가장 크게 받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불확실성의 영역이란 점에서 낙관은 어렵다.

신상윤ㆍ최정호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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