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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취임 100일 박원순’…혹독한 신고식 훌훌 털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박 시장은 ‘정치거물’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과 맞대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단숨에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준비된 시장’답게 민선 6기 출범 두달 만에 ‘사람특별시’라는 비전과 이를 완성할 ‘서울시정 4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민들의 기대치를 높였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박 시장의 집권 2기 초반 성적표는 초라하다. 후보 시절 시민 안전을 강조했지만 잇따라 터진 ‘싱크홀(지반 침하) 사고’로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이 긴장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도 서울시는 시공사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책임행정’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주민들이 집값 하락을 우려해 동네 이름을 바꿔달라는 웃지 못할 일들이 생겨났다.

박원순 서울시장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안전에 대한 우려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꿈꾸는 제2롯데월드로 옮겨갔다. 불안한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전례없는 ‘사전 개방(프리오픈)’ 행사도 마련했지만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뒷말만 돌아왔다. 특히 교통 체증 가중, 석촌호수 수위 저하 등 지역 주민의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지 못한 채 ‘조건부’로 결론 낸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은 서울시에 면책권만 준 꼴이 됐다.

인사 역시 만족할만한 것은 아니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범정부차원에서 공직사회 혁신대책이 추진됐지만 서울시는 ‘그들만의 리그’로 따로 움직였다. 서울연구원장과 SH공사 사장이 임기를 남기고 돌연 사퇴하는가 하면 빈자리에는 외부 영입이라는 미명 하에 낙하산 인사로 채워졌다. 서울메트로 사장과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은 철도 등 교통과 무관한 인사가 임명됐고, 최초로 개방직으로 공모한 시 경제진흥실장은 박 시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외국계컨설팅회사 매킨지 출신이 차지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 시장이 ‘갑의 횡포’를 깨겠다면서 자체적으로 시도한 공직사회 혁신대책은 ‘막말공무원’ 사건과 퇴직 여직원 자살 사건으로 빛을 바랬고, ‘박원순표 청계천’을 노리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은 주민들의 반발에 봉착해 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박 시장의 100일’은 고민의 나날이었던 게 사실이다.

다만 많은 사람들은 ‘박원순의 힘’에 대해 폄하하지 않는다. 100일이면 어쩌면 몸푸는 단계였을 수 있다. ‘오직 서울, 오직 시민’을 외쳤던 박 시장. 그가 험로를 뚫고, 시민의 사랑을 재차 움켜쥘까.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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