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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중공업, 쇄빙유조선 시장 선도..‘효자났네‘

-전 세계 발주된 쇄빙유조선 11척 중 9척 수주
-올 해만 6척 수주 성공…국내 조선사 중 쇄빙유조선 건조 경력 유일
-북극해 유전개발과 맞물려 수요 지속 증가 전망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극지방에서 두꺼운 얼음을 깨며 석유를 운반하는 ‘쇄빙유조선’이 삼성중공업의 새로운 주력 선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7일 유럽 선사로부터 4만2000DWT(재화중량톤수)급 쇄빙유조선 3척을 수주하는 등 올해만 6척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 중 쇄빙유조선 건조 경험이 있는 유일한 기업인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5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주된 쇄빙유조선 11척 중 9척을 수주하는 등 저력을 보이고 있다. 북극해 유전 개발이 활성화 됨에 따라 쇄빙유조선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효자’ 분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2007년 건조한 세계 최초의 양방향 쇄빙유조선 ’바실리 딘코프‘호.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7일 유럽 지역 선주사로부터 쇄빙유조선 3척을 4718억원(4억4000만 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에도 러시아 국영선사 ‘소보콤플로트’로부터 쇄빙유조선 3척을 수주한 바 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249m, 폭 34m, 4만2000DWT(재화중량톤수)급으로 러시아 야말 반도 인근의 노비포트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를 부동항(不凍港)인 무르만스크까지 운송하는 항로에 투입된다. 이 선박은 영하 45도의 혹한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대 두께 1.4m의 얼음을 깨고 시속 3.5노트(knot)의 속도로 항해할 수 있으며 쇄빙선 중에서도 최고 사양인 빙등급 ‘Arc(아크)-7’을 적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만드는 쇄빙유조선의 특징은 기존에 두 척의 선박이 하던 작업을 하나로 결합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극지방에서의 원유 운송은 쇄빙선이 앞에서 얼음을 깨고 뱃길을 만들면 석유를 담은 유조선이 뒤따라 가는 방식으로 이뤄져왔지만 쇄빙유조선은 두 기능이 결합돼 운송 효율이 높다.

게다가 일반 유조선과 비교해 크기(적재량)는 적지만 선가는 2배 가까이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통상 30만DWT급 초대형유조선(VLCC)의 선가가 1억 달러 수준인데 이번에 수주한 4만2000DWT급 쇄빙유조선은 1척 당 1억4700만 달러다. 크기는 7분의 1수준인데 선가는 1.5배 비싸다”고 설명했다.

쇄빙유조선 시장은 북극해 유전 개발 활성화로 발주 전망이 밝은 편이다. 외교통상부가 발표한 ‘북극해 석유-가스 자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북극에서 생산된 석유와 천연가스는 163억 배럴(석유환산배럴)이었는데 2020년까지 219억 배럴로 34.4%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러시아, 캐나다 북서부, 노르웨이 등 연안국을 중심으로 다수의 대형 매장지가 개발돼 생산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지난 해 기준 61개의 대형 석유, 가스 매장지가 발견됐으며 그중 46개 지역에서 생산이 진행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해빙 속도가 빨라지면서 북극의 자원개발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쇄빙유조선은 북극해의 유전개발과 맞물려 발주가 이뤄진다. 북극해에 상당한 양의 석유가 매장돼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발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현재까지 약 59억 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해양플랫폼 등의 수주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면서 “10월 중 추가 선박 수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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