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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이어 다세대·연립…수도권 경매서 인기 급등
아파트 낙찰가율 고공행진 부담
3년여 만에 낙찰률 40%에 육박



이달 1일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9계. 양천구 신정동 다세대주택 ‘제일에비앙’ 전용면적 38.47㎡가 경매에 나왔다. 이미 두 차례 유찰돼 감정가(2억2000만원)의 64%인 1억3400만원을 최저가로 경매가 시작됐다. 앞선 두 번의 입찰에서 한명도 응찰하지 않던 물건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22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 1억9379만원에 입찰한 김모씨가 주인이 됐다. 낙 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2.28%까지 뛰었다. 

이날 이 법정에서 경매가 진행된 8건의 연립·다세대 가운데 경매에 처음 나온 신건을 제외한 4건이 모두 낙찰됐다. 모두 80% 이상의 높은 낙찰가율로 주인을 찾았다.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다세대·연립주택의 인기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아파트 낙찰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부담을 느낀 주택 수요자가 다세대·연립주택에 관심을 확대하는데 따른 것이다.

일단 낙찰률(경매물건수 대비 낙찰물건수 비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수도권 다세대·연립주택 낙찰률(경매물건수 대비 낙찰물건수 비율)은 39.97%를 기록, 40%에 육박한다. 2011년 3월(43.28%) 이후 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낙찰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경매시장을 통해 다세대·연립주택을 사는 주택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적극적인 경매 참여자가 많다는 뜻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최근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낙찰가율이 90%에 육박하면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며 “주택 수요자 가운데 아직 70% 낙찰가율을 형성하고 있는 빌라 등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난 9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7.99%로 2009년9월(90.04%) 이후 가장 높다. 평균 응찰자수도 8.85명으로 2009년2월(10.42명)이후 최고치다.

경매시장에서 아파트를 낙찰받기 어려워 지다보니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주택수요자가 생기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분위기로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아파트보다 다세대·연립주택이 더 많이 거래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 주(9월28~10월1일) 사흘간 수도권에서 낙찰된 주택 567건 중 연립·다세대는 169건으로 아파트(162건)보다 많았다.

일반적으로 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아파트가 다른 주택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다세대·연립주택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높은 전셋값 영향으로 매매로 갈아타려는 주택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급등한 전셋값을 피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주택수요자 가운데 비싼 아파트가 부담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다세대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전셋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저렴하게 주택 마련을 하려는 수요자가 경매시장에 더 많이 몰려들 가능성이 크다”며 “아파트의 시세 상승세에 부담을 느껴 다세대·연립주택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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