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300만 이슬람 성지순례길 에볼라 비상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이슬람교도의 5대 의무이자 일생 중 한번은 치러야 할 성지순례 하지(hajj)가 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6일까지 닷새간의 일정에 돌입한다.

에볼라와 테러 등 안보 우려가 어느 해보다 높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약 300만 무슬림이 성스러운 의무를 다하기 위해 모여들 것으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에볼라 바이러스확산과 이슬람 수니파 과격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수립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 보도했다.

아델 알 파키 사우디 보건장관은 이제까지 사우디에 입국한 순례자 가운데 에볼라 진단을 받은 이는 없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앞서 사우디 당국은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기니 등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국 출신 순례자에 대해 비자 발급 중단을 밝히는 등 에볼라 발병 위험을 원천 봉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협조를 받아 국제공항에는 가정과 의사 2만2000명 이상이 배치돼 해외 입국자를 검사하고 있다.

전문 의료진은 국제노선의 승객이 입국하자마다 바이러스 증상을 보이는 지를 면밀히 살피고, 에볼라 잠복기인 21일 동안 어떤 나라들을 여행했는 지 점검하고 있다.

공항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24개 격리실, 응급실, 수술실 등이 임시로 설치됐다.

사우디 당국은 특히 외국 항공사 여객기에 대해 특별 검사를 벌이고 있다.

성지 메카에서 가까운 제다의 킹 압둘라지즈 국제공항에선 매일 운항되는 국제선 여객기 205편을 대상으로 철저한 감시가 실시되고 있다.

이 공항 관계자 압둘라니 알 말리키는 현지 언론에 “비행기들이 출발 전에 두번씩 소독을 했는지 서류를 이중으로 점검했다”며 “킹 압둘라지즈 국제공항에 온 순례자들은 ‘에볼라’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 공항에는 이 달 초 2개의 특실이 마련됐다. 이 방은 나이지리아, 케냐, 콩고 등 특정 아프리카 국가 출신 순례자들만을 위한 공간이다.

지난달 사우디는 나이지리아 순례자의 입국을 불허했었지만, 나이지라아가 에볼라 퇴치에 성공했다고 판단해 빗장을 풀었다.

1일까지 나이지리아 순례자 11만8000명이 성지로 들어왔지만 에볼라 감염 진단자는 한명도 없었다.

선박으로 입국하는 순례자들을 살피기 위해 제다 항구에는 의료진 100명이 급파됐다. 현재까지 이 항구로 들어온 순례자는 1만5000명이다.

사우디에선 지난 8월에 에볼라 의심환자가 첫 사망했다.

세계 각국은 자국 이슬람인들에게 하지 순례 여행 시 에볼라 감염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매해 1만1000명이 하지에 사우디를 찾는 미국에선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의식을 치르기 몇 주전에 병원 검진을 받고, 살충제, 일회용 면도기를 챙기고 모기에 물리지 말 것, 음식물 섭취 주의, 야외에서 수영하지 말 것 등을 권고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서아프리카 5개국의 지난달 28일 현재 에볼라 감염자는 7178명, 사망자는 3338명이라고 발표했다.

WHO는 이날 에볼라 대응 로드맵 발표를 통해 에볼라가 계속 확산하는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3개국의 감염자 수는 7157명, 사망자 수는 3330명이라고 밝혔다.

반면, 에볼라 확산이 진정되는 나이지리아와 세네갈은 지난달 22일 발표 때와 같은 총 21명 감염에 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보면 라이베리아가 3696명 감염에 1998명 사망으로 가장 많고 기니가 1157명 감염에 710명 사망, 시에라리온은 2304명 감염에 622명 사망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감염 20명에 8명 사망했고, 세네갈은 감염자 1명으로 지난번 발표와 동일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하지(hajj) =무슬림의 5개 생활 신조 기둥(신조암송, 일 5회 기도, 구제, 라마단 금식) 중 하나다. 국적, 성별, 종파, 인종을 떠나 무슬림이라면 일생 한번 순례를 해야한다. 남성은 이음매가 없는 흰 옷, 여성은 부르카(머리부터 전신을 두르는 천)를 입는다. 이슬람력의 마지막 달인 두알히자(12월)의 8∼12일에 진행된다. 이슬람력은 태양력보다 11일이 적은 354일로 하지는 매년 11일씩 앞당겨진다. 수백만명이 한꺼번에 모여 압사 사고가 발생하지만 순례 중 죽는 것을 구원으로 여긴다. 하지 기간에는 면도는 물론 손톱도 깍지 않는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