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권오준 회장, 신도고세이 사장 등 400명 참석
-특허유출 소송전에 오랜 라이벌 관계지만 문화교류 통한 협력 이어가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지난 달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의미있는 공연이 열렸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철강사인 포스코와 신일철주금(新日鐵住金)이 공동 주최한 ‘한일음악교류-실내악 갈라콘서트’였다. 겉으로만 보면 양국 대표 철강기업이 주최한 평범한 클래식 음악회로 보이지만 의미는 남다르다.
포스코와 신일철주금은 양국을 대표하는 철강사이자 오랜 라이벌이다. 기술과 제품 경쟁은 물론이고 해외사업 확대를 놓고 국외 경쟁전도 치열하다. 두 회사는 또 2012년부터 고성능강판 관련 특허유출 문제로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다.
피할 수 없는 경쟁관계지만 두 회사는 매년 음악회를 열고 화합의 장을 마련해왔다. 이날 하루 만큼은 경쟁은 잊고 음악과 함께 우정을 나누는 셈이다. 음악회는 2008년 4월 시작됐다. 당시 ‘Beautiful Friends’ 라는 주제로 열린 공연을 계기로 매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해마다 1회 이상 음악회를 열고 있다. 햇수로 7년 째, 횟수로는 9회째다.
지난 달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포스코-신일철주금 주최 ‘한일음악교류-실내악콘서트’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오른쪽 4번째)과 신도고세이(왼쪽 3번째)신일철주금 사장 등 양사 관계자와 공연 연주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포스코> |
포스코는 한국에서 음악회가 열릴 때면 포스코센터로 신일철주금 관계자들을 초대했지만 올 해는 공간을 넓혀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신도고세이 신일철주금 사장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공연에는 양사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권 회장은 이날 음악회 축사를 통해 “문화 교류 음악회를 통해 두 회사는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문화 파트너로 발전해 왔다”며 “포스코와 신일철주금의 문화 교류가 양국의 우정과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사토 다카시, 바이올리니스트 마쓰다 리나, 비올리스트 김성은, 첼리스트 송영훈 등 한일 양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브람스와 슈만, 모차르트와 슈베르트의 곡을 연주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문화교류 활동을 통해 비즈니스 파트너를 넘어 진정한 문화교류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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