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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유연석 "심민호 役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 던졌다"
'응답하라 1994'로 잭팟을 터뜨린 유연석이 그 이후의 첫 작품으로 관객들 앞에 마주 선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후 모든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기에 이번 작품이 그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유연석은 그 중요한 차기작 행보로 '제보자'를 선택했다.

영화 '제보자'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줄기세포 조작스캔들의 실체를 파헤치는 진실추적극으로 박해일, 이경영, 유연석, 박원상, 류현경 등이 출연했다.



'밀크남'이라는 수식어가 생겼을 정도로 '응답하라 1994'에서 순정적인 남자 칠봉이로 많은 인기를 끈 유연석은 이번에는 대한민국이 영광하고 있는 이슈 속 숨은 진짜 진실을 제보하는 심민호 역을 맡았다. 확실히 칠봉이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제의를 받았을 때가 '응답하라 1994' 촬영이 끝날 무렵이었어요. 다음 작품은 칠봉이와 다른 모습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심민호 역이 제가 보여주지 않았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하게 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심민호는 아픈 딸을 가진 남자다. 올해 서른 한 살인 유연석은 과거에도 아픈 딸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아빠 역할을 해 본 적이 없다. 딸과의 감정신들이 조금만 무너져도 어색한 장면들이 쏟아져나왔겠지만, 연기력과 스타성을 다 가진 충무로 대세 유연석이 아닌가. 영화를 본다면 그건 기우임을 관객들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 걱정했던 것이 딸 아이를 가진 아빠 역할이란 것이었어요. 아빠 역할은 처음이었거든요. 아픈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인터뷰나, 다큐멘터리들을 많이 찾아봤어요. 아이들이 같이 어울리는 육아프로그램도 보고요. 또 해일 선배가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가지고 있어서 보면서 힌트를 얻었어요. 그러면서 아빠에 대한 모습들을 고민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는 그런 부분이 많이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더라고요.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잘 나온 것 같아요. 영화 보면서 문득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고, 끝나고 나서도 스스로 질문을 던져볼 수 있었던 영화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제게 여러모로 좋았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극중 심민호는 가족과 진실 사이에서 결국 가족에게 떳떳하기 위해 진실을 택하는 남자다. 누구라도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할 것이다. 유연석도 심민호가 돼 자기 자신에게 많은 물음을 던지고 그 안에서 심민호의 감정들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나도 저 상황에 처해있다면 '모든 걸 포기하고 진실 앞에 당당할 수 있었을까', '왜 진실 앞에 당당한 것이 힘든걸까', '왜 그렇게 됐을까' 이런 생각들을 스스로 해봤어요. 분명히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은 확신했어요. 모든 것을 다 포기하더라도 제가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뚜렷히 있다면 용기있게 행동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응답하라 1994' 이후 많은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유연석의 주가는 수직상승했다. 유연석의 언행과 행보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저보다는 주위 사람들이 달라져있었다"고 털어놨다.

"저를 대하는 사람들이 달라진 것 같아요. 제가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10년 동안 해온 작품들 중 하나지만 하지만 (응답하라 1994가) 많이 사랑을 받은 작품인 건 맞아요. 하지만 작품을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지진 않았어요. 주변에서 저에게 바라는 기대가 커지다보니 아무래도 부담을 느끼긴해요. 조금 더 책임감을 느끼고 신중하게 되는것 같아요."

유연석은 심민호의 내적갈등을 담아내야했으며, 딸에 대한 부정도 표현해야 했다. 여기에 줄기세포 연구원으로서의 지식도 함께 담아야했다. 또 외형적인 모습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제보자' 촬영 전, 여러가지를 준비해야 했다.

"영화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구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보는 숙지를 한 상태였어요. 심민호는 영화 속에서 전문용어를 많이 쓰진 않아요. 주로 진실을 주장하죠.(웃음) 용어에 대한 부담보다는 수의대 구원을 만나서 성향들을 파악하려고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연구원분들이 외향적으로 굉장히 위압감이 든다거나 세보이진 않았어요. 다소 유약해보일 수 있게, 곤경에 처했지만 소신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냉철하면서도 호소력있게 보여야하지 않을까 고민했죠. 진실을 말하고자 할 때 그것 하나만은 지키고, 딸 아이에게 떳떳할 수 있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그 하나만은 굳은 심지를 보여줘야겠다고 신경썼죠."



앞서 언급했던 '제보자'는 유연석을 바라보는 대중의 기대가 한 껏 담겨있어 그에게는 중요하다. 여기서 유연석은 왜 그토록 중요한 시기에 민감한 소재의 '제보자'를 선택했을까,

"민감한 소재를 다루긴 했는데 연기자로서 하나의 이야기가 있고 캐릭터를 연기해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이진 않았어요. 성향을 가지고 작품을 고르진 않아요."

"심민호가 드러나려고 하지 않고, 그렇다보니 밋밋하게 보일 수 있는 캐릭터죠. 저는 작품 속에서 심민호가 그런 위치에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많이 드러나야하는 작품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아요. 큰 시야로 바라보고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조금 더 감추려고 하고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감정적으로 호소하려고 하기보다는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게 하는 것이, 진실을 이야기하려는 사람의 모습이지 않나 합니다."

유연석은 '제보자'의 제작발표회나 언론시사회를 통해 평소 박해일을 존경해왔고, 함께 연기하게 돼 영광이라고 밝혀왔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던 배우와 함께 호흡했던 짜릿했던 촬영 기간 동안을 떠올렸다.

"(박)해일 선배를 늑대소년' 이후에 사석에서 본 적이 있어요. 팬심으로 가서 대화를 나눴는데 그렇게 말고 언젠가 한 번 같이 작업해보면 얼마나 좋을까 했었죠. 마침 함께 작업하게 되서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좋아해온 배우와 한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에너지를 나누는 과정들이 생각만해도 기분이 좋고 흥분됐어요."

유연석은 대중들이 자신에게 고정적인 이미지를 갖지 않길 바랐다.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한 편견을 쌓아두고 싶지 않다는 것.

"특별히 하나의 정해진 장르나, 캐릭터를 되도록이면 정해놓지 않으려고 해요. 그래야 작품 할 때마다 관객들이 조금 더 받아들이기 편할 것 같아요. 낯선 캐릭터여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거라는 지점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죠."



데뷔 후 10년 동안 지금같이 작품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순간들을 그는 기다려왔다. 그가 더 높이 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10년이 무수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10년 후 바라는 청사진을 털어놓으며 그는 인터뷰를 마쳤다.

"10년 후 지금이요? 지금처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연기하고 배우 생활하는 걸 행복하게 느끼면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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