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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우산혁명’ 성공할 수 없는 3가지 이유
[헤럴드경제=박영서 베이징 특파원]‘본토’를 향한 홍콩 ‘우산시위’의 규모와 강도가 갈수록 더해지면서 중국의 건국기념일인 1일 긴장감이 최고조를 맞고 있다. 홍콩의 반(反)중국 시위가 ‘제2의 톈안먼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이번 우산혁명이 성공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中공산당, 단결된 모습으로 홍콩에 경고=최근 사망설이 나돌았던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저녁 베이징(北京)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나란히 앉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65주년 기념음악회를 관람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아름다운 중국의 영광스러운 꿈’이란 주제로 열린 기념음악회에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 7명과 함께 장쩌민 전 주석도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리펑(李鵬), 우방궈(吳邦國), 리란칭(李嵐淸), 쩡칭훙(曾慶紅), 허궈창(賀國强) 등 은퇴한 공산당 동지들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특히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 이어 타도의 ‘다음 호랑이’로 지목된 쩡칭훙까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장 전 주석의 사망설이 사실이 아니며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이 자리는 또 다른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권력투쟁설이 돌고있는 공산당 전·현직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바로 공산당 통치에 도전하는 홍콩 시위대에 대한 경고라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년동안 반부패 드라이브를 통해 많은 적들을 만들었다. 현재 공산당 내부에서 심각한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공산당 전·현직 지도부가 일치단결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번 홍콩 사태에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모양새를 취했다.

현재 시진핑 지도부는 홍콩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렸던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도 홍콩 사태와 대응방향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지도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시위대의 ‘진정한 직접선거’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홍콩에서 밀리면 대만에 적용해야 할 ‘일국양제’ 원칙이 흔들리고 나아가 신장위구르와 티베트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산시위’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홍콩의 신세대들은 ‘아랍의 봄’ 이나 ‘월가 점령’ 때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힘을 결집하면서 시위에 나섰다. SNS가 차단되자 시위대들은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인 ‘파이어챗’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정보네트워크를 앞세운 시위는 한계가 있다. 리더들은 있지만 강한 조직없이 진행된다는 약점을 안고있다. 어디까지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하고있어 목적달성을 위한 ‘결속’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취약하다.

즉 불만을 토로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는 있지만 실제 정치활동을 펼칠만한 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랍의 봄’ 과 ‘월가 점령’이 한때 들불처럼 번졌다가 이제는 사라져 버린 것은 SNS가 갖는 한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두번째는 국제사회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과 영국은 홍콩 시위대의 민주화 요구에 지지를 표명했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기본법(홍콩의 헌법)에 따라 이뤄지는 홍콩의 보통선거를 지지하며 홍콩인들의 열망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이번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평화적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다른 나라들도 외교적으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시위를 지원하는 조치를 취하거나 경제제제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1989년 톈안먼사건 때는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일제히 제재에 착수해 중국에 상당한 압력을 줬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25년전과는 다르다.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자 미국 국채의 최대 보유국가다. 더구나 금융허브인 홍콩의 정세가 불안해지면 국제금융시장이 받을 영향은 상당하다. 때문에 여러가지 리스크를 무릅쓰고 적극적으로 국제사회가 이번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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