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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핑천국’ 홍콩, ‘골든위크’ 특수 실종…교통통제, 상점 문닫아
‘센트럴 점령(Occupy Central)’ 시위에 ‘쇼핑천국’ 홍콩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1일부터 7일까지(현지시간) 중국 건국기념일인 국경절 기간동안 매일 수십만명의 시위대가 집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적 관광대국인 홍콩의 관광업에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관광기구(UN WTO)에 따르면 홍콩은 외국인 관광 수입 면에서 지난해 389억달러(41조200억원)를 벌여들여 세계 10위에 올라 있다. 작년 홍콩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566만1000명으로, 중국 본토(5568만6000명)의 절반과 맞먹는다.
하지만 소매유통과 관광의 연중 최대 성수기인 국경절 ‘골든위크’(1~7일) 특수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8월 소매판매가 직전 6개월간의 둔화세를 뚫고 전년동월 대비 3.4% 성장했지만, 다시 꺾이게 생겼다.
CNN 방송은 “이번 시위로 홍콩 도심 곳곳의 교통이 마비됐다”면서 “평소보다 관광객들이 움직이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실제 다국적기업과 금융기관이 몰려있는 센트럴(中環)부터 유명 관광지인 코즈웨이베이에 이르기까지 홍콩섬 북부 주요 도로는 차량 출입이 통제된 상태다.
10만명의 시민들이 집결한 애드미럴티(金鐘)의 정부 청사 인근도 국경절 행사 등의 이유로 교통이 통제됐다.
센트럴에서 시작된 시위는 이제 까우룽(九龍) 반도로 확대, 빅토리아항부터 침사추이(尖沙咀), 몽콕(旺角)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홍콩섬과 카우룽 반도 주요 거리를 메운 시위 인파는 지난 26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가 몰렸다.
이에 따라 센트럴과 애드미럴티 사이를 오가는 버스와 트램 서비스가 사실상 중단됐다.
100대 이상의 버스와 트램이 도심 지역을 벗어나 우회하거나 아예 운행을 멈췄다고 CNN은 전했다. 지하철(MTR)은 정상 운행되고 있지만, 시위대에 가로막혀 도보 이동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파이낸셜타임스(FT)와 BBC 등에 따르면 시위대가 ‘최후통첩’ 시한으로 정한 1일 국경절엔 최대 50만명이 거리에 쏟아져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날부터 시작되는 관광 ‘골든위크’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화장품기업 ‘로레알’이 주요 국제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다음주까지 홍콩 출장을 금지해 이 같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주요 번화가의 상점과 은행이 문을 닫거나 폐점 시간을 앞당겼다.
홍콩 중심부 하코트로드에 모인 시위대 캠프와 MTR역 사이에 있는 쇼핑몰 어드미럴티 센터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 쇼핑몰의 하코트로드 방향 출입구는 지난 29일 폐쇄됐다.
시티오피스서플라이 점주 곽모칭은 “요즘 판매는 평소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며 “납품업체들이 재고를 들여놓을 수도, 직원이 배달을 나갈 수도 없다”고 꽉 막힌 교통 상황을 전했다.
홍콩 중심부 랜드마크 몰의 지미추, 디오르, 셀린느, 토드 등 명품숍이 몰려있는 상가도 평소라면 오후 늦게까지 조명이 훤하지만, 시위이후 오후 7시 무렵이면 절반은 불이 꺼진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퍼시픽플레이스몰도 사정은 비슷하다.
코즈웨이베이의 인기있는 소고 백화점도 폐점 시간을 4시간 앞당겨 오후6시면 문을 닫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본토 관광객 씀씀이가 경제 둔화와 사치풍조 근절 운동 탓에 예전만 못해 이미 지난 2월부터 홍콩 소매유통업의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벌써부터 올해 골든위크가 근래 가장 실망스러울 것이란 예측도 있다”고 했다.
한지숙ㆍ강승연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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