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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신민아 "망가진 연기? 자연스러운 모습 보여드리려 했을 뿐"
여배우 신민아를 떠올리자면 많은 사람들이 '신비스러움'을 떠올릴 것이다. 그에게서 친근한 매력의 갈증을 느꼈다면 임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시대의 평범한 30대 초반 주부 미영 역을 맡아 작정한 듯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망가지니 더 예쁨이 뚝뚝 묻어난다.

오는 10월 8일 개봉하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990년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명세 감독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당시 주연을 맡았던 박중훈과 최진실은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었다. 화제가 됐었던 작품을 리메이크 작업을 할 때는 화제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을 수는 있지만 원작의 아성에 버금가는 영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우려를 딛고 기자들과 관계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선입견일 수도 있는데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정서가 90년대스러운게 있어요. 그런데 이 아날로그적인 면과 2014년의 디지털이 조화가 잘됐죠. SNS 단체채팅을 하는건 2014년의 환경을 표현한것이고,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영민과 시를 쓰는 영민이의 모습은 아날로그의 한 면을 담았죠. 그게 잘 표현이 된 것 같아요. 24년 만에 리메이크된 작품이다보니 '그때 감성이 지금도 통하겠어?'라고 걱정하신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남녀사이의 이야기는 시간이 변해도 똑같은것 같아요. 이 소재는 앞으로 30년 후가 흘러도 쓸 수 있을정도로 변함이 없어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원작의 인상깊은 장면들이나, 영민과 미영이 갈등하는 요소는 맥을 크게 달리하지 않았지만 '2014년판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했기에 시대적 배경에 맞게 캐릭터들의 성향, 감성들을 디테일하게 차별화했다.

"원작과 다른 부분은 직업이 생긴 것과 미영이 감정표현을 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원작과 별개로 많은 여성이나 혹은 갓 결혼 오래된 커플이 공감할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하고 신경썼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미영이가 조금 더 현실적인 캐릭터여야하죠."

"미영이가 결혼을 하고 미술학원 시간강사로 일하는데 일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데, 일하는 여성들은 나이 한살한살 먹어가며 많이들 공감하셨을거예요. 20대는 마냥 이쁜 20대가 아니라는 현실, 30대는 20대가 아니기 떄문에 고민했던 것들을 많이 쉽게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도 시나리오보고 많이 공감했거든요. 또 연애적인 부분에도 꼭 느껴봤을 고민들이기 때문에 웃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며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극중 신민아는 원작에서 故 최진실이 열연했던 집들이 노래하는 신을 도전했다. 원작에서 워낙 강한 인상을 남겼던 신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다는 신민아. 하지만 영화를 본다면 그 부담감은 기우다. 그 신은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속 웃음포인트의 절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

"제가 어설프게 음치가 아니기 때문에 표현하는게 힘들었어요. 정말 노래를 잘 부르는 분이었다면 자유자재로 음치를 연기하셨을텐데 말이죠. 원작에서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어요. 음이탈만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음치처럼 부르려고 했는데 그래보였나요?(웃음)"



언론시사회 후 신민아는 그 동안의 사랑스럽고 '여신'같은 이미지를 내려놓고 서슴없이 망가졌다. 하지만 신민아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려 연기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많은 분들이 망가진 연기를 하셨다고 하는데 저는 망가진 연기를 하려고 한게 아니거든요.(웃음)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드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런 모습들이 많은 사람들이 이미지를 벗어나서 그런 표현들을 하신 것 같아요. 연기를 그렇게 하는건 재미있으니까, 미영이처럼 표현하는 역할을 다시 해보고 싶어요."

신민아는 이번 작품을 통해 조정석과 호흡을 맞춨고, 스크린 속 두 사람은 주거나 받거니 하며 보는 사람마저 미소짓게 만드는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다. 영화에서 그렇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실제로도 서로를 믿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쏟았으리라.

"(조)정석 오빠는 진지한 면이 조금 많지만 유쾌함이 깔려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코믹연기도 잘 표현하실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 통해서 오빠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아이디어도 짰어요. 어떻게 미영과 영민의 감정을 잘 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그게 잘 이야기가 맞아서 연기하는데도 조금 더 수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로맨틱 코미디 그것도 신혼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만큼 신민아는 연기하면서 멀게 만 느껴졌던 결혼을 조금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도 됐다고 고백했다. 여기에 영민처럼 낭만과 재치있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함께 밝혔다.

"영화에서 영민이 '사랑해 미영, 고마워 미영' 등 미영에게 이렇게 말을 하잖아요. 낭만이 있는 대사인 것 같아요. 다정한 느낌이 들어요. 제가 앞으로 만나는 사람은 낭만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또 기본적으로 유쾌하고 위트있는 사람에게 더 호감이 가는 것 같아요."

현재 많은 배우들이 공백기 없이 계속 영화를 촬영하며 다작을 하는 추세다. 신민아 역시 다작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여배우들이 활약할 수 있는 환경에 한계가 있다며 아쉬워했다.

"제가 남자였으면 저도 다작을 했을 것 같아요. 영화가 장르도 그렇고 두 남자의 이야기나 남자 둘에 여자 하나 이런 관계들이 많잖아요. 여배우가 출연할 수 있는 영화의 폭이 넓진 않아요. 그런 면에서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그런 갈증을 해소시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오랜만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니까요. 그런 면에서 조금 기대가 되요. 앞으로도 로코나 멜로물이 많이 나오고, 또 여배우들이 다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1998년 키키 전속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신민아는 올해 16년차 서른 한 살의 배우다. 여자에게 '서른'이라는 의미가 크게 다가올 수도 있지 않겠지만 하지만 신민아는 서른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없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자기 자신의 변화보다는 나이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이 태도를 달라지게 하는 것 같단다.

"서른이 되서 영화를 선택한 게 '경주', '나의 사랑 나의 신부'였는데 진지하게 다가갈 수 있는 현실적인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서른이 되서 더 진지해졌다기보다는 주위 사람들이 '서른이 됐으니 고민이 더 깊어져을 것이다'라고 어른스럽게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요. 그 반응에 부응하기 위해 진지해지려는 자세를 갖추죠. 하지만 마냥 어릴 때는 부딪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면 부딪치지만은 않아야할 시기인 건 맞아요."

'신비주의'의 대표적 배우 신민아. 하지만 신민아는 대중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느끼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신비주의가 의도적이건 아니에요.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요. 성격도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고 밝아졌어요. 유연해지는 면도 있고요. 아마 대중들도 그렇게 느끼고 계실 것 같아요. 이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중들이 원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앞으로도 신민아는 그만의 방식으로 고민을 멈추지 않는다. 신민아만이 줄 수 있는 영화의 힘을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많은 관객들이 보고 느낄 수 있길 바란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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