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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옷에 ‘미친’ 아이들…꿈을 현실로 꿰어내다
-동아패션스쿨 ‘DIAF’ 졸업생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첫 도입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학부에서는 철학을 전공했어요. 패션업계에서 일하시는 부모님은 제가 패션 일을 하는 것을 반대하셨죠. 이 일이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아셨기 때문이죠. 하지만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꿈을 접을 순 없었어요. 결국 오랜 시간 동안 부모님을 설득한 끝에 지난해 동아패션스쿨(DIAF)을 다니게 됐죠.”

내 여자친구에게 입히고 싶은 옷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28세 한진형씨의 이야기다. 디테일이 화려한 옷보다는 ‘마르니(Marni)’처럼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입기에 편안한 옷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DIAF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 실시하는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면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패션 브랜드를 런칭하겠다는 포부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비욘드동아의 패션스쿨 DIAF가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의 창업을 돕기 위한 실무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으로 패션몰을 런칭했다. DIAF 출신 졸업생 8명은 각각의 이름을 건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인터넷 쇼핑몰 ‘이데아랩(IDEA Labㆍwww.herald-fashion.com)’을 통해 10월 1일부터 공식 판매한다.

사이트 오픈을 앞둔 지난 25일 강남구 논현동 DIAF 본사에서 만난 ‘예비 디자이너’들은 스스로가 디자인한 옷을 상품화 해 대중 앞에 선보이는 것에 대한 기대감과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옷에는 관심도 없었는데…지금은 미쳐 있죠”=“고등학교 때 전자부품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뒤늦게 스타일리스트과에 입학했죠. 그때는 옷에 관심도 없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컬렉션에서 헬퍼로 나간 적이 있었는데 그 일 이후로 패션쪽에 매료돼서 지금은 완전히 미쳐있죠. 싸디(Sadiㆍ삼성디자인스쿨)와 에스모드서울을 고민하다 빠른 시간 내에 실무를 습득할 수 있는 DIAF를 선택했죠.” (28세 이해용)

이데아랩에 참여한 DIAF 졸업생들은 패션 비전공자들이 대부분이다. 공통점은 옷 만들기를 책이 아닌 실전에서 배우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섬유디자인을 전공한 민정은(28)씨는 지난해 ‘도쿄뉴디자이너패션그랑프리’에서 ‘수작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는 랭킹 3위에 해당하는 상이다. 각종 대회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쌓아온 그지만 언제나 실무 경험에 목말랐다. 그리고 ‘이데아랩’을 통해 ‘갈증’을 해소할 방법을 찾았다. 


“DIAF 쪽에서 먼저 브랜드 런칭을 제안했어요. 저로서는 좋은 기회였죠. 실무가 처음이라 낯설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더없이 행복한 느낌이죠.”

▶한국 최초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프로그램=패션스쿨 졸업생들에게 창업 전 실무 경험을 익힐수 있도록 공동의 브랜드를 런칭하고 판매하는 사례는 DIAF가 국내 최초다.

1년 과정의 패션디자이너 과정을 공부한 학생들이 졸업 후 ‘정글’과 같은 패션업계에 진출하기 전 1년 동안 실전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졸업생들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는 이 뿐만이 아니다. 장창원 DIAF 학원사업본부장은 “독립 디자이너로서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학생에게는 향후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방법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직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예비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를 사업화한 데에는 ‘중국통’이라고 불리는 서문연 DIAF 학원총괄이사의 공이 크다.

중국에서 20년동안 학원사업으로 ‘잔뼈’가 굵은 서 이사는 탄탄한 인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쪽 바이어들에게 매달 일정 수량을 ‘완사입’ 형태로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수출한 제품들은 세계 최대 인터넷쇼핑몰 기업인 알리바바의 ‘티몰’에서 판매된다. 이로써 이데아랩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는 확실한 유통 채널을 확보한 셈이다. 


2030 여성복을 콘셉트로 한 이데아랩에서 판매되는 옷들은 국내 소규모 생산공장 서너 곳에 아웃소싱 형태로 주문 제작한다. 한 스타일당 20~30개만 찍어내는 고품질 소량생산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판매 수익의 절반은 모두 디자이너들에게 배분된다. 능력별로 성과급도 지급한다.

서 이사는 “DIAF 학생들은 일반 대학교의 패션 전공자들보다 실무 능력이 탁월하다”면서 “학생들의 열정과 잠재력을 끌어내 국내 뿐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패션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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