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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인사이드] 한화 3男, 김동선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특별취재팀 = 윤현종 기자] 이번 아시안게임 승마 종목에서 유독 여론의 주목을 받은 선수가 있습니다. 김동선(25) 씨입니다. 그는 지난 20일 마장마술 단체전에 나가 금메달을 땄습니다. 3일 뒤 열린 마장마술 개인전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TV 중계진은 찬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럴만 합니다. 기량이 좋았으니까요. 국제대회에 출전한 한국 승마 대표팀의 전체적인 수준도 훌륭했다는 평가입니다.

그런데 시민들은 승마 대표팀의 성과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이기도 한 김씨의 활약을 별개로 보는 것 같습니다. 누리꾼이 남긴 댓글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23일, 여러 매체가 쓴 김씨 관련기사가 포털에 걸렸습니다. 메달소식을 가감없이 넣었습니다. 경기 후 그가“은퇴하고 아버지(김승연 회장) 일을 도와드릴 것”이라 밝힌 내용도 녹아있는, 크게 특별할 게 없는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이 대동소이한 리포트에 달린 댓글 중 긍정적인 건 거의 없었습니다. “예체능에서 빛내주는 건 좋은 일이지, 흥청망청 부모 돈 탕진하는 것 보다 훨씬 낫다(아이디 상**)”는 게 몇 안 되는 ‘좋은’ 반응 중 하나였습니다.

열에 아홉은 비난과 비판이 섞여있습니다. 아이디‘새***’를 쓴 네이버 누리꾼은 “메달 땄다고 반듯한 재벌2세(정확히 말하면 3세입니다. 한화 창업주 고(故) 김종희 회장의 손자니까요) 훈남 이미지 되네”라고 조롱합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걸린 김동선 기사를 본 또 다른 누리꾼(아이디 둥**)은 “넌 은메달(개인전 성적을 가리킨듯 합니다) 자격없다. 도덕적으로”라고 적기도 했습니다.

김동선 선수의 세레모니 모습
김씨는 지난 2010년, 서울 모처에서 술을 마시다 다른 이들과 다툼이 생기는 불미스런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

이즈음 김씨는 한화그룹 홍보팀을 통해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는 잘못”이라며 “피해 당사자 등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반성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왜 화제가 됐을까요.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 아들로 ‘사회적 인지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씨는 그 때도 승마 국가대표였습니다.

깊은 사과 후 김씨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합니다. 말 관련 일입니다. 사건 몇달 뒤엔 광저우 아시안게임 승마경기에 출전해 메달을 땄습니다. 

한국마사회 주최 승용마 경매행사 모습

국내 말 산업 발전을 위한 행보도 보여줍니다. 김씨는 지난 8월 초 한 TV 뉴스프로에 출연합니다. 평소 매진해 온 승마 대중화와 관련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경마에 쓰는)경주용 말이 아닌 승마용 말(승용마)은 주로 독일에서 수입하는데, 가장 저렴해도 2000만∼3000만원정도였다”며 “국내에서 승마 전용 말을 생산하면 단가가 저렴해지니 승마 문화가 활성화 되고 수요도 늘 것이다. 말 산업은 기본적으로 필요인력이 많다. 고용도 증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민간 주최로는 처음 열린 승용마 대중 경매 행사를 주도한 것도 김씨 공이 컸다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지금껏 승마가 ‘귀족 스포츠’였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실제 국내 승마 문화도 그렇게 자리잡아왔습니다. 재벌가 자제 대부분이 승마를 취미로 삼았습니다.

이같은 환경에서 김씨는 승마대중화를 위한 일을 펼쳐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 사업이 잘 되는 게 중요합니다. 관건은 성패 자체가 아니라 대중과 소통하려는 꾸준한 진정성입니다. 

한국마사회 주최 승용마 경매행사 모습

결국 지금 김씨에게 감정에 치우친 비난이나 찬사를 보내는 건 크게 생산적인것 같지 않습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 날이 훨씬 많을 ‘재벌가 3세’의 행보를 차분히 지켜보며 평가해 가는 것도 의미 있어보입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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