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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지산도 위험…日‘화산 포비아’
진입로 무너지고 미세 지진 하루 150회
전조 없는 온타케산 분화와 동일 현상도
활화산 110개…매년 10곳서 이상징후



전세계 활화산의 10%가 집중된 화산대국 일본에 ‘화산 포비아(공포증)’가 다시 덮치고 있다. 지난 26일 일본 열도 중부에 위치한 온타케산(御嶽山ㆍ3067m) 분화로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일본 내 활화산 110개에 대한 경각심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분화가 전조없이 터지면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는 일본 최고산인 후지산(富士山ㆍ3776m)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0년간 조용한 후지산 안전할까=후지산은 70~20만년 전에 활동을 시작해 분화를 반복하면서 약 1만년 전에 현재와 같은 원추형 화산이 됐다. 후지산 분화는 역사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만 10회에 이른다. 마지막 분화는 1707년으로 사상자만 2만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300년간 조용했던 후지산이 최근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후지산 진입로가 무너져 내리고, 도로가 심하게 갈라지는가 하면, 미세 지진이 하루에 150차례 발생하기도 했다. 

시즈오카신문은 29일 “온타케산 분화가 마그마가 아닌 수증기 폭발에 의한 것으로 전조현상이 없었다”며 “후지산 분화구에서도 과거 수증기 폭발 흔적이 있어 비슷한 분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후지산 정상이 아닌 중턱 호에이 분화구 같은 곳에서도 분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산분화 예지 연락회 후지이 토시츠구 회장은 “후지산은 활화산”이라며 “등산객의 헬맷 착용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후지산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위험성이 한층 커졌다. 지난 7월에는 세계 지질 전문가들 사이에서 “후지산이 곧 분화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와 불안감이 확산됐다.

일본 전문가들은 물론 프랑스 지구과학협회와 글로벌물리학협회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지진파는 도호쿠(東北) 일대 뿐만 아니라 400㎞ 떨어진 후지산 지각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이 때문에 후지산 지하에서 끓고 있는 지하수와 액체 형태의 마그마, 가스 등이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역사상 규모 9에 가까운 지진 이후에 화산이 분출한 사례는 많았다. 캄차카와 칠레, 수마트라 화산도 지진 이후에 발생했다.

때문에 시즈오카와 야마나시, 가나가와 등 후지산 인근 3개 현은 지난해 2월 ‘현위원회’를 설립하고 후지산 분화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 위원회는 후지산이 분화돼 화산재가 지상 30㎝이상 쌓일 경우 약 47만 명의 인근 지역 주민이 피난해야 한다는 예측을 제기했다.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경제적 피해 규모는 약 2조5000억엔(약 25조원)으로 추산됐다.

▶‘화산대국’ 일본의 현실은?=‘불의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있는 일본은 활화산만 110여개에 달한다. 전세계 활화산 1500개 중 10%가량에 일본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이중 3000m 넘는 고산도 10개가 넘는다.

일본이 정의하는 활화산이란 1만 년 내에 분화해 현재 활발하게 분기활동이 있는 화산을 말한다. 사화산(死火山)으로 분류됐던 온타케산이 1979년 처음으로 분출하자 일본 학계는 사화산이나 휴화산의 개념을 없애고 활화산 범위를 1만 년으로 넓혔다. 대신 110개 활화산의 위험도에 따라 1, 2, 3등급으로 나누고, 47개 활화산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후지산은 1등급에, 이번에 분화한 온타케산은 3등급에 포함됐다. 1990년 대폭발이 있었던 일본 나가사키의 운젠다케나 아소산도 모두 1등급에 속한다.

일본 내각부가 북방영토 활화산을 제외한 97개 활화산을 분석한 결과, 매년 10개의 활화산에서 분화와 화산성지진 증가, 화산성미동 발생 등 화산성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의 화산폭발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 최남단 가고시마현의 사쿠라지마 화산 폭발로 분화구 연기가 5㎞까지 분출하면서 대재앙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사쿠라지마 화산재는 인근 가고시마현까지 날아가 도시 전체가 어둠에 휩싸이고 주민들은 마스크를 준비하며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앞서 2011년에는 규슈에 있는 신모에다케 화산의 분화로 주민 1000여 명에 피난 권고가 내려졌고, 공항이 폐쇄됐다.

후지이 회장은 “작은 분화도 큰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활화산의 숙명 같은 것”이라며 “피난로와 SNS 등을 통한 정보전달 방법 검토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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