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KB 사외이사 연임 포기하면 책임도 끝?
오갑수 이사 연임 안하기로
다른 사외이사들도 줄줄이 떠날듯
“KB사태 책임의지 있나”비판론 확산


26일로 임기가 끝난 오갑수 KB국민은행 감사위원장(사외이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결국 연임을 포기하면서 KB사태의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는 KB금융 및 국민은행의 사외이사가 대폭 물갈이될지 주목된다. 이로써 국민은행의 사외이사들은 임기 만료와 함께 순차적으로 이사회를 떠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 이사회의 처신이 너무 소극적이며 과연 이사회가 KB사태에 책임을 지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당장 이날 사외이사 1명의 연임 포기 정도로는 책임있는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사회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진 않지만 이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KB의 지배구조 및 경영 정상화에서 이사회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김중웅 KB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사회와 사회이사추천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국민은행 사외이사 물갈이 시작=국민은행 이사회는 26일 이사회에 앞서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임기가 끝나는 오 감사위원장에 대한 거취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날 사추위에서 “개인적으로 벌여놓은 일이 많아 사외이사직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연임 포기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위원장의 연임 포기는 은행 이사회가 조직 분열을 방관한 것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사회가 일괄 사퇴하기는 사실 어렵다”며 “경영정상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임기 만료가 돌아오면 연임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즉 당장 그만둘 수는 없으며 연임을 하지 않는 선에서 KB사태를 일정부분 책임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 사추위는 이날 오 이사의 후임을 바로 추천하지 않고, 당분간 공석으로 두기로 했다. 사외이사가 또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끼리끼리 인사 논란’을 의식해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후임 사외이사 임명은 아직 예정된 바 없다. 당분간 공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KB금융 이사회 책임의지 있나 비판론=국민은행 이사회는 순차적으로 물갈이가 될 전망이다. 이날 오 위원장을 시작으로, 오는 11월에는 박재환 평가보상위원장(전 한국은행 부총재보)의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김 의장(전 현대경제연구원 회장)도 내년 4월이면 임기 만료가 다가온다. 강희복 리스크관리위원장(전 조폐공사 사장)과 송명섭 경영전략위원장(중앙대 교양대학 교수)은 내년 9월, 조인호 리스크관리위원(덕성여대 법학과 교수)은 2016년 4월에 임기가 끝난다. 임기대로 라면 전원 물갈이는 빨라야 1년 6개월이 걸린다.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9명은 올해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는 없고 내년 3월과 2016년 3월로 나눠져있다.

금융권에서는 KB사태에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이를 회피하고 자리 유지에만 급급한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은행 이사회는 연임 포기로 소극적인 대응을 했고, KB금융 이사회는 향후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며 사외이사 전원이 일괄 사퇴한 신한 사태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회장과 행장이 모두 물러난 마당에 내부 갈등을 증폭시킨 이사회가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KB금융 및 국민은행 경영을 총괄하는 이사회로서 책임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괄사퇴가 아니면 최소한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재신임을 받겠다는 등 이사회의 책임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