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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AG기념주화의 ‘굴욕’
인천아시안게임 기념주화
2만150개 발행 역대 최소
스포츠행사 관심 줄어들고
수집문화 퇴조 큰 영향


과거 우리나라가 국제경기대회를 치르면 국민의 관심은 매우 컸다. 단순한 스포츠 행사라기보다 국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화합과 애국심을 높이는 계기로 생각했다.

요즘은 어떤가. 관심은 예전만 못하다. 각종 행사가 즐비한 가운데 지구촌 시대를 맞아 수준 높은 경기를, 세계적 스타 플레이어를 화면이나 실제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된데다 한국의 위상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지면서 스포츠 행사는 그저 여가일 뿐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기념주화에 대한 관심도 뚝 떨어졌다. 한정 판매하는 기념주화를 사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이제 박물관에서나 보게 됐다.

아시안게임이 한창인 요즘, 기념주화는 얼마나 발행됐을까.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 기념주화는 액면가 2만원화인 1온스(31.1g)짜리 금화가 850개, 황동화(액면가 1000원)가 8500개 등 총 6종, 2만150개가 발행됐다.


1971년 3월에 나온 ‘반만년 역사 기념주화’를 시작으로 한은이 그동안 총 42회에 걸쳐 발행한 기념주화 가운데 역대 최소 물량이다. 수집 문화가 퇴조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종전까지는 2012년 3월의 ‘서울 핵안보정상회의’(2만1550개)가 가장 적게 발행된 사례였다.

애초 인천아시안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액면가 2만원 금화를 3000개, 1000원 황동화를 1만7500개 등 최대 6만3000개의 기념주화를 발행해 대회 개최의 재원에 보탤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약 주문 물량 등이 기대에 못 미쳐 발행량이 대폭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1986년의 서울아시안게임 때만큼 국민적인 열기가 뜨겁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념주화 수집 문화가 과거만 못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86서울아시안게임 기념주화는 발행물량이 173만개에 육박했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의 기념주화 발행량은 2002부산아시안게임 때(9만개)에 견줘도 5분의 1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기념주화는 교황의 인기에 힘입어 이례적으로 높은 예약 경쟁률을 기록, 발행 물량이 9년만의 최대인 9만개였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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