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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의 베팅 성공할까…장기전 출구전략이 없다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오바마는 역시 푸틴이 아니었다. 치고 빠지는 ‘첩보원’이 아닌 치밀한 시나리오로 판을 키우는 ‘승부사’였다.

22일(현지시간) 새벽 미국은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거점에 대대적인 공격을 단행했다. 지난 8월 8일 이라크 공습을 시작한 지 40여일, 지난 10일 시리아 공습 확대를 천명한지 12일 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공습을 전세계 정상이 집결하는 유엔총회까지 뜸을 들였다. 그는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으로 떠나기 직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번 싸움은 미국만의 전투가 아니다”며 전세계를 향해 IS격퇴 동참 메시지를 던졌다.

시리아 공습 시나리오는 기승전결로 이뤄졌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숙적 이란의 참여를 끌어내는 등 유엔총회 외무장관 교섭으로 분위기를 띄웠고→시리아 공습 개시→오바마 IS척결 의지 재천명 및 지지 호소→자발적 연합체 만들기가 그것이다. 유엔총회는 이라크ㆍ시리아 개입의 장기전에 대비해 각국 정상들의 협조를 촉구하기 위한 최고의 이벤트인 셈이다.


IS 공습이 낮이 아닌 새벽에 이뤄진 것도 군사적 계산이 깔렸다. 새벽은 IS가 반격하기 가장 어려운 시간대다. 미국 입장에서 적대적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군사 협조가 없다면 초반 타격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리아 공습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11월 중간선거 ‘게임 체인저’이기도 하다. 현재 오바마 지지율은 41%로 추락한 상태다. 이대로 가다간 중간선거에서 여당 민주당이 하원에 이어 상원에 까지 다수당 지위를 내주게 될 판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패하면 오바마는 조기 레임덕이 불가피하다.

때문에 오바마가 여론 풍향에 따라 공습을 단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IS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8%로, 지지한다는 응답(39%)을 크게 앞섰다.

그러나 오바마의 베팅에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IS 격퇴에 50개국 연합전선을 구축하긴 했지만 지상군 투입 등 전폭적 군사 지원은 미지수다. 여기에 러시아와 이란 등이 ‘국제법 위반’을 거론하며 걸고 넘어질 태세다.

‘역사의 종말’을 쓴 프란시스 후쿠야마(스탠포드대) 교수는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에서 미국의 외교전략이 더 현실적이어야 한다며 ‘역외균형(offshore balancing)’을 주문했다. 역외균형이란 미국과 같은 세계적 강대국이 한 지역에서 잠재적 적대국가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지역국가를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후쿠야마는 “미국에게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며 “미국은 중동 동맹국의 편리함을 적극 활용하라”고 당부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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