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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셰일, 푸틴 가스 이긴다?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러시아 가스 패권 vs 미국 셰일혁명.’

겨울이 다가오면서 러시아 최대 국영 천연가스 회사 ‘가즈프롬’이 유럽행 가스라인 밸브를 잠그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미국의 셰일혁명이 가즈프롬에 타격을 입힐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뉴욕 싱크탱크를 인용해 “러시아 가즈프롬은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경쟁이 시작되면 18% 매출이 감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 콜럼비아 대학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LNG 수출 증가에 따른 국제 가스 가격 하방 압력으로 유럽이 러시아에 지불할 대금은 11%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의 LNG 수출은 2016년 본격화한다. 수출량은 러시아의 대(對) 유럽연합(EU) 하루 수출량인 145억 입방피트는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산 LNG의 대부분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아시아로 향할 것이 유력하지만, 미국의 추가공급은 세계 가스 가격을 끌어 내릴 것은 불가피하다. 보수적으로 전망해도 러시아 가스 수출 매출은 27% 감소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실제로 미국의 셰일혁명은 이미 세계 가스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의 LNG 수입이 필요 없어지면서 카타르 등지에서 유럽이나 아시아로의 공급처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유럽 국영기업과 가스 관련 업체는 가즈프롬과의 공급 재계약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미국의 LNG 수출이 가즈프롬에는 직격탄이 되겠지만, 러시아 전체 가스 수출에 대한 영향은 그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유럽은 여전히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러시아의 공급 중단에 대응할 에너지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가스프롬이 지난해 유럽에 수출한 천연가스는 1550억㎡로, 유럽 전체 수요의 31%에 달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브라더후드’와 ‘소유즈’를 통한 공급량이 절반인 15%를 차지한다.

FT에 따르면 핀란드, 발트3국, 체코, 불가리아가 지난해 수입한 가스는 100% 러시아산이었다. 폴란드 80%, 슬로바키아 99.5%, 오스트리아 71%, 그리스 59.5% 등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들의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았다.

러시아 가스가 끊기면 24시간 무중단으로 가동하는 석유화학, 중공업, 조선, 자동차 등 동유럽 제조업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 경우 독일(35.7%), 이탈리아(28.1%), 프랑스(15.6%), 네덜란드(11.2%) 등 러시아산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서유럽의 에너지 비용 상승 등 연쇄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러시아는 영국 석유회사 BP의 세계 석유생산과 저장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또 러시아 국영석유회사 로즈네트프의 BP 전체 수입 기여도는 지난해 16%(22억달러)였다.

이 때문에 당장 시급한 문제는 유럽 시장을 묶어 에너지 안보를 높이는 일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예컨대 국경을 넘는 가스공급망을 건설해, 가스를 북에서 남으로 전달함으로써, 북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가 남쪽에 가스를 공급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가스 대신 디젤(경유) 사용하기, 난방용 가스 소비 줄이기 등의 조치도 대안이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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