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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이 만든 재앙” 직면한 시리아 난민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우리는 인간이 만든 재앙에 직면해 있다”

터키 국경을 넘은 시리아 난민 수가 22일(현지시간)까지 나흘동안 13만명을 넘었다면서 이같이 누만 쿠르툴무시 터키 부총리가 밝혔다.

시리아와 이집트에서 활동하는 급진 이슬람세력 이슬람국가(IS)가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3대 지역 코바니를 공격하자, 여성, 아동, 노인 등 쿠르드 주민들은 교전을 피해 고향을 등지고 난민으로 전락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IS 격퇴 계획을 연설 통해 대대적으로 알린 지난 10일 이후 12일만에 시리아 공습에 나서는 등 미국이 미적거리는 사이 IS의 전략적 요충지 선점 행보는 빨라지고 난민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불고 있다.

▶터키 국경 넘는 시리아 난민 수십만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최근 터키로 유입된 시리아 난민은 3년전 시리아 위기 이후 가장 규모가 크다”고 했다.

쿠르툴무시 터키 부총리는 “얼마나 많은 마을이 습격당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난처를 찾아 내몰리는 지 알지 못한다”면서 “인간이 만든 재앙은 자연 재앙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와의 국경을 정기적으로 열어 난민을 수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월경하지 못한 난민 수천명이 시리아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터키의 딜레마
=시리아 난민들 상당수는 터키에게 깊은 적개심을 품고 있다. 지난 30년동안 터키와 쿠르드 반군과의 내전으로 쿠르드인 4만명이 사망했다.

터키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국경을 열었지만, 이들 쿠르드 난민들이 쿠르드 반군에 가담할까 우려하고 있다.

터키의 딜레마가 미국의 딜레마 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평가했다. 코다니 지역에서 IS에 맞서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는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이 PKK는 지난 수십년 동안 터키 남동부의 쿠르드 자치 지여겡서 더 많은 자치권을 요구하며 폭력적 시위를 주동했던 세력이다.

정치적 측면에서 터키 정부는 잠재적 불안 요인인 PKK에게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해선 안되며, 쿠르드 난민을 지원하는 일도 터키로선 이로운 일이 아닌 셈이다.

▶난민 구출 작전 머뭇거리는 오바마 =중동사태의 진창에 빠진 미국도 쿠르드를 선뜻 돕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IS 퇴치에 지상군 투입은 불가능하다고 못박고 있다. 그러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IS 사태 해결의 주도권을 쥐고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바라는 국내외 여론에 직면해 있다.

앞서 올해 초 IS 공격으로 쫓긴 야지즈족 구출 작전에는 미국이 제한적으로 개입했다. 온건 수니파로 친서방 성향의 시리아 쿠르드족이 현재 처한 상황도 야지즈족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쿠르드인 돕기 작전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자신이 한 약속(IS 격퇴)과 외교 정책 리더십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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