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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기후의 습격…2050년엔‘단풍 크리스마스’
‘2050년,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없다.’
지구촌 이상기후의 역습은 더 강해지고 더 잔인해진다. 36년후 일본 교토에선 크리스마스에 하얀 눈 대신 절정에 달한 단풍을 즐겨야 할 지 모른다. 동남아시아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초강력 태풍이 덮치고, 유럽에는 폭설 대신 폭우가 쏟아진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지구는 인간을 병들게 한다. 온난화와 대기오염은 고열과 호흡기 질환 발병률을 높여 인간의 건강을 위협한다.
이같은 지구의 암울한 미래 전망은 2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 정상회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크리스마스 ‘단풍 절정’=세계기상기구(WMO)는 ‘2050년 9월 23일’ 일기예보 동영상을 최근 유튜브에 공개했다. 실감도를 높이기 위해 전 세계 10여개국 대표 기상 캐스터들이 실제로 출연한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불리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늘어날 경우를 상정해 만들어진 이 영상은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기후 정상회의에서도 활용된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NHK방송 기상 캐스터인 아이다 히로코가 등장해 2050년 9월 23일 날씨를 전한다. 그는 “도쿄 기온이 35도까지 올랐다”며 “지난 8월에는 40.8도까지 치솟아 열사병으로 6500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역대 최고치로, 50년 전에 비해 두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6분여 지속되는 일기예보는 일본 열도를 비추면서 “고온 영향으로 교토의 단풍 절정은 크리스마스 경이 될 것”이라며 “계절감이 크게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필리핀 기상청은 “최대 규모의 태풍이 상륙해 해안 지역이 범람했다”고 전했다. 벨기에는 “12월에도 비가 내리기 쉬워 화이트크리스마스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일기예보를 내보냈다.
WMO는 “물론 이 영상은 가정에 불과하지만 최신 기상 과학에 근거해 지금보다 더운 지구의 생활이 어떤 것일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고 자평했다. 실제로 영상에 활용된 자료는 유엔 산하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가 바탕이 됐다.
▶아픈 지구, 병든 인류=설상가상으로 기후변화가 각종 질병을 일으켜 전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타임에 따르면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은 기후변화 관련 연구 56개를 분석해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6가지 질병을 제시하고 이 같은 질병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것은 고열로 인한 질병이다. 미국의 경우 2050년이면 뉴욕과 밀워키 등 일부 도시에서 온도가 32℃를 넘어가는 더운 날이 지금보다 3배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고열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2050년대 동남아시아, 중미, 중ㆍ서아프리카에선 고열 때문에 노동자가 일을 나가지 못하는 일수가 전체 근무일의 15~1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온도가 상승하면서 각종 전염병이 유행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에선 덥고 후텁지근한 플로리다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뎅기열, 치쿤구니아 바이러스, 웨스트나일강열 등의 전염병이 확산할 것으로 꼽혔다.
미국천연자원보호협회(NRDC)는 기온 상승과 강우량 변화 때문에 여름이 길어지고 전염병 창궐 기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흡기 관련 질병도 기후변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다. 외국기업이 떠날 정도로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 베이징(北京)이 대표적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보건 기준을 넘는 수준의 미세먼지 속에 살고 있는 미국인이 4300만명에 달한다고 추산하고 있어 피해는 늘어날 전망이다.
그 외에도 JAMA는 ▷강우량 증가ㆍ수질오염으로 인한 수인성 질병(소화기 계통 질병 등) ▷허리케인 같은 이상기후로 발생하는 정신병(무기력,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식량안보 불안(세계 식량 생산량이 10년마다 2% 감소하는 반면 수요가 14% 증가) 등을 기후변화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질병ㆍ보건 문제로 지목했다. 천예선ㆍ강승연 기자/ch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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