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모스크바의 반란…반전시위ㆍ푸틴 정적 출마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독주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타르타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개입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반전 시위는 모스크바 시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진행됐지만,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벌인 첫 번째 대규모 반정부 시위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오후 모스크바 시내 중심의 푸슈킨 광장에 모여들기 시작한 시위대는 환상도로를 따라 도심 북동쪽의 사하로프 대로까지 약 2km를 행진하며 거리시위를 벌인 뒤 해산했다.


‘평화 행진’으로 명명된 이날 시위에는 자유주의 성향 정당 ‘야블로코’ 지도자 세르게이 미트로힌과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또다른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등을 비롯한 시민 약 5000명이 참가했다.

시위대는 지난 4월부터 본격화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간 교전에 러시아가 무력 개입해 사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특히 상당수 시위 군중은 푸른색과 노란색으로 된 우크라이나 국기와 “전쟁은 안된다”, ‘푸틴은 거짓말을 그만하라’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며 “우크라이나여, 우린 여러분과 함께 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시위 구간 도로변을 따라 병력을 배치하고 주변에 수십 대의 경찰 버스와 자동차, 소방차, 응급차 등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전(前) 석유 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오는 2018년 차기 대선에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호도르코프스키는 이날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국가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는 상황이면 대통령이 되는 것에 관심이 없겠지만,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대통령 권력 분산 등을 골자로 한 개헌을 추진해야 하는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면 대통령에 출마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대권 도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호도르코프스키는 전날 AFP 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대결하기 위해 온라인 정치 단체를 결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금은 사라진 러시아 거대 석유회사 ‘유코스’ 회장이었던 호도르코프스키는 러시아의 신흥재벌을 일컫는 ‘올리가르히’의 대표 주자였으나, 야당에 정치자금을 대고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히는 등 정치 야망을 드러내다 2003년 사법당국의 ‘칼날’을 맞았다.

당시 1기 집권 중이던 푸틴 대통령이 강조한 ‘재벌 정치 개입 불가’ 원칙을 무시하고 푸틴에게 도전장을 내민 데 대한 징계였다.

이후 탈세 및 횡령, 돈세탁 혐의 등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고 10년간 복역한 그는 지난해 12월 20일 푸틴 대통령의 사면으로 풀려나 현재 스위스에 머물고 있다.

호도르코프스키의 대선 출마 의사 표시에 대해 크렘린궁은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았다.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논평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