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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면 구긴 美비밀경호국 실체는
연이틀 백악관 침입사건 망신살…대통령 · 국빈 보호, 위폐 적발업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이틀 연속 무단 침입사건이 발생하면서 대통령 경호 책임조직인 비밀경호국(USSS)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USSS는 미국 남북전쟁이 막바지에 오른 지난 1865년 위조지폐 적발을 목적으로 재무부 산하의 비밀감찰기관으로 출범했다.

그러다 1901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의 암살사건을 계기로 대통령 경호 업무까지 맡게 됐다.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국토안전부(DHS)가 신설되면서 2003년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창설 149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USSS의 주요 업무는 ‘금융ㆍ결제 시스템 보호’와 ‘경호’의 양대 축으로 나뉜다.

대통령과 부통령, 미국에 방문한 정상급 요인들에 대한 보호 업무 외에도, 지난달에는 이스라엘 등지에서 위조지폐를 만들어 유통한 일당을 2년 만에 검거하는 공을 세워 이 같은 USSS의 역할이 또다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9ㆍ11 테러 이후 금융ㆍ인프라에 대한 테러 예방과 사이버범죄 근절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자, USSS는 워싱턴DC와 뉴욕 등 미국 전역 37개 도시에 전자범죄특별수사대(ECTF)를 설립했다. 2009년부터는 이탈리아 로마와 영국 런던에도 해외 지부를 두고 사이버 테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필요성에 따라 USSS는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등 다른 연방 수사기관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은 6700명(특수요원 3500명), 한 해 예산으로 18억달러(약 1조8801억원)를 배정받을 만큼 큰 몸집을 자랑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USSS는 잇달아 기강 해이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2012년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열린 미주정상회담에 참석했을 때 USSS와 국방부 소속 경호원 11명이 성매매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어 USSS 요원들이 지난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의 엘살바도르 방문 기간에도 스트리퍼, 매춘부와 어울렸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파문이 커졌고, 결국 마크 설리번 전 국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해 2월 물러났다.

그 뒤를 이어 여성인 줄리아 피어슨 국장이 지휘봉을 잡고 서둘러 내부 단속에 나섰지만 기강 문제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엔 네덜란드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오바마 대통령 경호를 위해 사전에 파견된 USSS 요원들이 호텔에서 술에 만취한 상태로 발견돼 조기 귀국 조치를 받기도 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USSS 요원 10명 중 1명은 ‘안보 우려’가 들 만큼 폭음을 하는 동료를 알고 있다고 증언했을 정도로 문제는 심각하다.

백악관 무단침입 사태를 계기로 USSS는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이번 사건에 대한 전면적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경호 관련 규정이 허술해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WP에 따르면 USSS 경호원은 백악관 침입자가 무장했거나 폭탄을 넣은 것처럼 보이는 배낭을 메지 않았을 경우 발포하지 못하도록 규정돼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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