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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랭킹] 소프트웨어 印 · 中 강세…‘IT강국’ 한국은 없었다
[특별취재팀] 글로벌 슈퍼리치들은 대부분 기업을 운영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의 영향력은‘ 머니파워’로 이어진다.

헤럴드경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억만장자(보유자산 10억달러 이상) 418명을 분석한 뒤, 이들을 9개 산업분야로 나눠 각 부문 자산 1∼5위 45명을 집계해봤다. 결과는 놀랍다. 예상외로 한국 부호들의 순위는 높지않았다. 인도 부호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45명 중 총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IT 및 소프트웨어ㆍIT 및 하드웨어(통신 포함)ㆍ유틸리티(에너지 등)ㆍ엔터테인먼트(미디어 포함)ㆍ바이오ㆍ금융 등 6개 분야에 빠짐없이 얼굴을 내밀었다. 중국ㆍ홍콩ㆍ일본 부자들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태국과 함께 3명으로 공동 5위였다. 45명 중 6.6%를 점했다. 이마저도 IT 하드웨어 및 통신 부문에 2명(1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ㆍ4위 최태원SK그룹 회장)이 몰렸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자동차 부문 3위였다. 나머지 7개 분야에서 한국 부호는 1명도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불리지만 IT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있는 소프트웨어ㆍ인터넷ㆍ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아시아 최상위권에 든 억만장자가 없다. 

우리 IT산업의 체형에 비해 소프트웨어 산업이 뒤쳐져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 분야에서 아시아 최고의 슈퍼리치는 일본 최대 통신사 소프트뱅크의 총수 손 마사요시(孫正義ㆍ손정의ㆍ57) 회장이다. 1957년 일본 남부 규슈의 사가현에서 태어난 손 회장은 조부모와 부모 모두 한국인인 재일교포 3세다. 미국에서 UC버클리 경영학부를 졸업한 손 회장은 1981년 일본으로 돌아와 소프트뱅크를 설립했다.

손 회장의 자산은 188억달러로 현재 일본 최고의 부자다.

손 회장은 지난해 미국 3위의 이통사 스피린트넥스텔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M&A와 해외시장 공략 등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높여왔다.

2위는 인도 IT 업계의 거물인 아짐 프렘지(69) 위프로테크놀로지스 회장이다. 식용유 회사를 물려받아 세계 굴지의 소프트업체로 키워낸 프렘지 회장의 자산은 164억달러에 달한다.

프렘지 회장은 인도가 가난에서 벗어나려면 교육에 투자,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가 설립한 아짐 프렘지 재단은 시범학교를 설립하는 등 인도 교육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이어 중국판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彦宏ㆍ45) 회장이 자산 158억달러로 3위에 올랐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포털 바이두는 ‘IT 업계의 공룡’이라 불리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바이두는 2006년 일본에 진출했고 검색서비스 뿐만 아니라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게임회사이자 인터넷 서비스 회사로 성장한 텅쉰(騰訊ㆍ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ㆍ42) 회장은 153억달러로 4위를 차지했다. PC 채팅 서비스 ‘QQ메신저’에 게임ㆍ포털ㆍ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연계해 사용자를 끌어모았고, 최근에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텅쉰은 다음카카오의 9.9%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에 오른 상황이다.

5위는 인도 IT업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시브 나다르(69) HCL테크놀로지 회장이다.

그의 자산은 125억달러로 HCL은 현재 인도 5대 IT서비스 기업으로 꼽힌다.


IT소프트웨어ㆍ인터넷ㆍ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아시아 상위권에 든 한국 부호가 전무한 것과 달리 IT하드웨어ㆍ통신 분야에서는 한국인 두 명이 상위 5위 안에 올랐다.

세계 최대의 스마트기기ㆍ메모리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이건희(72) 회장이 123억달러로 이 분야 최고 슈퍼리치로 등극했다.

다만 ‘한국 최고 부자’로 손꼽히는 이 회장이 4개월째 병상에 있다. 최근 그룹의 핵심인 스마트폰 사업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 회장 외에 IT하드웨어ㆍ텔레콤 분야 상위권은 모두 통신재벌이 차지했다. 통신은 진입장벽이 높은 과점사업이기도 하다. 2위는 말레이시아 통신 거물인 아난다 크리슈난(76) 맥시스 텔레콤 회장이 올랐다. 크리슈난 회장은 필리핀 영어가 억양이 부드러운 것에 착안해 마닐라에 미국을 겨냥한 콜센터를 만들어 성장했다. 그의 자산은 114억달러에 달한다.

이어 인도 최대 통신사 바르티그룹의 수닐 미탈(56) 회장이 자산 77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미탈 회장은 단돈 50만원을 빌려 시작한 자전거 부품업체를 20여년 만에 시가 총액 50조원대의 거대 기업으로 키운 입지전적 인물이다.

최태원(53) SK그룹 회장이 42억달러로 4위에 올랐다. 최 회장이 옥중에 있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5위는 나지브 미카티(58) 전 레바논 총리가 차지했다. 레바논 내전 당시 통신회사 인베스트콤을 설립해 경영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MTN그룹에 55억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그의 현재 자산은 35억달러이다.


자동차ㆍ제조업 분야 아시아 슈퍼리치에서 한ㆍ중ㆍ일이 골고루 상위권에 포진했지만 예상외로 최고 부호는 인도네시아에서 나왔다.

인도네시아 재계의 화교 파워를 상징하는 마이클 하르토노(74)가 자산 84억달러로 이 분야 최고 슈퍼리치를 차지했다. 그는 친동생 부디 하르토노(73)와 함께 인도네시아 최대 민영은행인 ‘뱅크센트럴아시아(BCA)’와 인도네시아 2위 담배회사 ‘자룸(Djarum)’, 최대 쇼핑몰 겸 호텔인 ‘그랜드 인도네시아’ 등을 보유하며 인도네시아 최대 부호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2위에는 허샹젠(何享健ㆍ72) 메이더(美德)그룹 창업자가 올랐다. 메이더그룹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 200여종의 가전을 생산하는 종합 가전기업으로 에어컨 분야 중국 최고의 강자 기업이다. 허 전 회장의 자산은 79억달러에 이른다.

이어 정몽구(76)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산 70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정 회장은 품질경영, 현장중심 경영에 혼신의 노력을 쏟아부어 현대차를 ‘글로벌 톱5 기업’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위는 일본의 전기ㆍ기계 기업 키엔스의 다케자키 다케미츠(69) 회장이 올랐다. 키엔스는 공장 자동화용 센서 및 측정기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 공장을 소유하지 않고 첨단제품을 기획ㆍ설계 등만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으로 유명하다.

최근 중국 자동차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창청(長城)자동차의 웨이젠쥔(魏建軍ㆍ50) 회장이 자산 59억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웨이 회장은 연구개발(R&D)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내실 성장위주의 경영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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