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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속으로-여형구> 수도권 광역버스 좌석제, 작지만 큰 변화의 시작
여형구 국토교통부 제2차관

1928년 서울에 시내버스가 처음 등장하여 국민의 삶과 함께한 지도 8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버스는 90년대 이후 수도권 신도시 건설 확대와 함께 서울을 오가는 서민들의 출퇴근을 책임져 왔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구의 50%가 거주하는 수도권에서 유발되는 대규모 광역통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었으며 이에 따라 광역버스의 입석운행이 비정상적 관행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정부는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광역버스를 늘리고 전철과 지하철 등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왔다. 또한 소위 M버스라 불리는 광역급행버스를 좌석제로 운행하였고, 지정된 도로로만 운행하는 간선급행버스(BRT)도 도입하였다. 그러나 정부의 이와 같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입석을 없애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사실 도로교통법은 이미 80년대부터 국민안전을 위해 고속도로에서 안전띠 착용과 승차정원 준수를 의무화했다. 교통안전공단은 입석 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상해확률은 18배, 사망확률은 24배가 높다는 분석을 하기도 했다. 광역버스의 비정상적 입석문제가 반드시 해소되고 좌석제가 정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와 서울․인천․경기 등 3개 지자체는 지난 7월 16일부터 수도권 광역버스 좌석제 시행을 추진해 오고 있다. 단기적으로 약 480여대의 버스를 증차하고 출근형버스 도입, 전철과 지하철 증편, 교통수단간 연계․환승 등 실행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 또한 증차된 버스가 서울 도심으로 진입할 경우 정체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여 일부 혼잡 지역 버스 노선의 경로도 변경하였다.

시행초기에는 지자체의 교통정보를 토대로 수립한 대책에 일부 미비점 발생 등 사전준비 부족으로 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그러나 이런 미비점에 대한 정비․개선과 함께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으로 광역버스의 입석운행이 27%p, 입석승객은 64%p 가량 크게 감소하였다.

광역버스 입석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해소하고 좌석제를 정착시키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의 경제적 사회적 활동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비단 버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교통체계 전반에 걸친 시스템 개선의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버스와 지하철·전철 등 교통수단간 연계·환승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도권 내 주요 교통요충지를 환승정류소로 운영하여 광역버스간 연계를 활성화하고자 한다. 광역버스와 주요 거점 지하철역을 연계하여 이용객들의 환승편의를 높여 나갈 것이다. 또한 신분당선을 확충하고 수도권 주요 거점역을 30분대로 연결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망 등이 가능한 조속히 구축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이번 광역버스 좌석제를 계기로 많은 교통전문가들은 중앙정부와 지자체를 하나로 묶어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주문하면서 수도권 교통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수도권 교통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다소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들더라도 지자체간 합의를 통해 광역버스 좌석제를 기본방향으로 설정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일터로 향하는 출근길과 집으로 향하는 퇴근길의 국민들에게 최상의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의 중요한 책무이다.

오늘도 출퇴근 시간 버스정류소 현장에서 이용객 안내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공무원들과 운수업계의 노력이 실효성 있는 개선대책 마련과 함께 가시적 성과로 이어져서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교통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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