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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속도로 휴게소 얼마나 잘되길래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지난달 21일 열린 한국도로공사의 휴게시설 매각 입찰설명회. 전국 9개 고속도로 휴게소가 매각 대상으로 나왔는데, 300여명의 투자자들이 몰렸다. 애초 참석 예상 인원을 뛰어넘는 숫자였다. 대부분이 대기업 계열사나 리츠, 전문 장기임대(컨세션) 업체들이었다.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일이었던 지난 12일까지 25개가 넘는 업체들이 휴게소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속도록 휴게소가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매각의 경우에는, 소유권을 얻은 업체가 앞으로 20년간 해당 휴게소를 운영할 수 있는 조건이 붙어서 관심이 더 컸다. 한 대기업 계열 컨세션 업체 측은 “장기 운영이 가능한 조건이 가장 매력적이었다”며 “고정 수요가 늘 존재해서 안정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운영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도로공사가 휴게소 건물을 짓고 운영권만 민간 업체에 넘기는 방식(임대휴게소)과, 아예 민간 업체가 자기 자본으로 건물을 짓고 계약된 기간동안 자율적으로 운영까지 하는 방식(민자휴게소)이다. 

고속도로 휴게소가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저마다 특색있는 시설을 갖춘 민자휴게소에는 고객들이 몰린다. (하이플렉스 제공)

임대휴게소 운영권을 따낸 민간업체는 기본 5년간 운영할 수 있다. 이후 도로공사의 운영실적 평가 결과가 좋으면 추가로 3년·2년의 운영권을 부여받고 실적이 나쁘면 박탈당한다. 지난 한해 운영권 입찰은 평균 20대 1의 높은 경쟁률 속에서 진행됐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 모으는 건 민자복합휴게소 방식이다. 운영업체가 자유롭게 건물을 짓고,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서비스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패션 아울렛이나 대형마트 심지어 공연시설이 휴게소에 들어설 수 있는 까닭이다. 20~25년간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2007년 개장한 덕평자연휴게소(영동고속도로), 지난해 문을 연 마장프리미엄휴게소(중부고속도로) 등이 대표적인 민자휴게소다. 이들 휴게소는 저마다 특색을 갖추고 운전자들을 유혹한다. 마장프리미엄휴게소엔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등 47개 요식·패션매장이 입점해 있고 휴게소에서는 생소한 롯데마트도 운영 중이다.

이들 복합휴게소는 즐길거리가 많은 만큼 매출도 크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전국 176곳의 휴게소 중 지난해 추석 연휴 5일간 매출을 가장 많이 올린 세 곳이 모두 민자휴게소였다.

한국도로공사 휴게시설처 박철현 차장은 “과거엔 휴게소의 역할이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고객들이 휴식과 함께 또다른 즐길거리를 찾는다”며 “복합휴게소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운영업체와 도로공사의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재의 입찰 방식으론 주로 자본력이 앞선 일부 업체들이 휴게소 운영권을 독점하는 문제를 지적한다. 대규모 투자금을 쏟아부은 뒤 입점업체에 무리한 임대료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휴게소가 지나치게 수익성에만 목적을 맞추면서 공익성을 해치는 일이 않도록 도로공사의 관리·감독 기능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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