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뜻의 신조어 ‘수포자’는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일지도 모른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문제풀이 중심으로 수학을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수학 = 재미없고 어려운 과목’이라는 등식이 성립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수학에 대한 두려움은 부모가 된 뒤 고스란히 자녀에게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국어를 비롯한 다른 과목은 어느 정도 가르칠 자신이 있지만 수학만큼은 부모 스스로가 지레 겁을 먹어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 아이에게 주구장창 학습지만 시키거나 학원에 보내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초등 1학년 공부, 책 읽기가 전부다’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저자로 떠오른 송재환 동산초등학교 교사가 이번에는 ‘초등 1학년, 수학과 친해지면 모든 공부가 쉬워진다’를 발간해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송재환 교사는 “초등학교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서슴없이 ‘책읽기’라고 말할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의심의 여지없이 ‘수학’을 선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중에서도 책읽기는 책을 자주 접하다 보면 습관을 들이기가 비교적 수월하지만 수학은 수학적인 안목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앞가림을 해주어야 하며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부모라는 것이다.
송 교사는 “국어나 영어는 곧잘 하는데 이상하게도 수학을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 반면,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은 최소한 국어나 영어도 보통 이상은 한다”며 “수학은 어휘력이나 이해력뿐만 아니라 수리력과 논리력과 같은 추가적인 능력이 더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어 수학의 첫 단추는 초등학교 1학년이며 부모가 먼저 수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부터 빠져 나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 이후에는 선행학습이나 문제풀이를 내세우기보다 여러 가지 수학적 활동과 직관적인 사고로 수학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땅따먹기 놀이로 넓이의 비교를, 주사위를 굴리며 확률 감각을 높일 수 있고 퍼즐 맞추기로 도형을, 블록 놀이로는 공간 감각을 익힐 수 있다는 것.
당장 떨어진 발등의 불을 끄려고 학습지와 수학학원에 의존했다가는 자녀 또한 자신처럼 평생 ‘수포자’로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야할지도 모른다.
아이에게 지금 학습지를 시켜도 되는지, 수학 공부를 위해 어떤 책을 읽혀야 하는지, 개념 원리를 익힐 때는 어떤 교구가 가장 효과적인지 등 ‘내 아이 맞춤형 수학 공부법’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아이를 수포자가 아닌 ‘수구자(수학을 구원받은 사람)’로 키울 수 있는 지름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