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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산성 하락 · 노사갈등에 증설 차질…국내 자동차산업 ‘空洞化’ 적신호
현대차 대당 투입시간 28.4시간…美등 해외공장은 20시간도 안돼
노동유연성 경직에 경쟁력 하락…완성차업체 해외 이탈현상 가속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국내 생산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국내 공장의 생산성 하락과 노사 갈등으로 인한 증설 차질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15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2011년 189만2254대, 2012년 190만5261대로 매년 상승세를 탔던 국내 공장 생산량은 2013년 185만2456대로 전년대비 5만여대 가량 감소했다. 2009년 이후 현대차 국내 공장의 생산량 감소는 처음이다.

반면 해외 공장 생산량은 점차 증가해 2009년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149만4187대를 기록한 이후 2011년 218만2164대, 2012년 249만7317대, 2013년 287만4750대를 생산하며 비약적인 증가를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국내생산량은 159만8863대로 전년 대비 소폭 늘었지만 해외공장의 생산증가 추세에는 미치지 못한다.


한국지엠 역시 2016년부터 쉐보레의 유럽 수출이 중단되면서 2년간 국내 공장 생산량이 2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공장 생산량 감소의 배경에는 해외에 비해 현저히 낮은 생산성이 원인으로 꼽힌다.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대당투입시간(HPV)은 현대차 울산 공장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대당 28.4시간에 달하는 반면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ㆍ조지아 공장의 경우 평균 14.4시간에 불과하다. 현대차의 또다른 해외 생산공장인 중국 베이징(17.8시간), 인도(19.5시간), 러시아(16.9시간) 공장들도 한국 공장에 비해 높은 생산성을 자랑한다.

국내 공장은 생산능력 자체도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현대ㆍ기아차의 국내 공장들은 지난 1분기 각각 107.6%, 112.5%의 가동률을 보이며 글로벌 공장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생산량 증대를 위한 증설이 시급하지만 강성 노조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르노삼성도 당초 올 8월부터 부산공장에서 닛산자동차의 로그 후속 차량을 연간 8만대 규모로 생산해 북미지역으로 전량 수출할 예정이었지만 임단협 교섭에 난항을 보이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결국 국내보다 생산성 높은 해외 공장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중국 충칭에 제4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며 기아차도 멕시코 동북부 누에보레온주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

최고경영진의 관심도 해외공장 쪽에 쏠리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은 국내 자동차 공장이 쉬는 지난 추석 연휴 동안 인도와 터키 공장을 방문해 현지 생산상황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지난 8월 여름 휴가 기간에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한 것을 비롯해 지난 8개월 동안 중국ㆍ러시아ㆍ체코ㆍ슬로바키아 등 현대ㆍ기아차 공장이 있는 해외 8개국 중 7개국을 둘러보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이 방문하지 않은 브라질 공장은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7월 방문했다.

국내차 업계 관계자는 “해외공장이 유연성을 앞세워 경쟁력을 높여가는 반면 국내 공장은 유연성이 경직돼 경쟁력을 잃고 있어 국내차 업체들의 해외 이탈현상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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