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창업 결과는 참담
월평균 216만원은 숫자에 불과
자신·가족 인건비 빼면 헛장사
‘먹는 장사’가 ‘남는 장사’란 말은 과거의 용어로 전락된지 오래지만 아직까지 식당 개업은 봇물을 이루고있어 이젠 음식점이 ‘창업의 무덤’으로까지 인식되는 지경이다.
경기불황에 세월호 참사까지 겹쳐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퇴직자뿐만아니라 청년들까지 정확한 정보나 실태 파악없이 음식점을 열고있다. 마치 풀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음식점등 외식산업 진출은 이미 시장이 포화상화 상태로 확실한 기술(맛 차별화)이나 마케팅 경쟁력이 없을 경우 필패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음식점 창업은 사전에 실질적 손익분석을 거쳐서 진행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올 1월부터 3월까지 한국외식중앙회 회원 4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국 음식점은 한 달에 ‘-3만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월 매출은 736만원으로 서울이 915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전라북도(860만원), 경기도(766만원)가 상위 매출 지역에 이름을 올랐다. 하지만 이익은 매출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다. 월 매출 10위인 울산이 월 이익259만원으로 1위로 올라섰다.
월 매출 1위를 기록한 서울(232만원)은 3위로 내려섰고, 5위였던 충청남도(238만원)가 2위로 올라섰다. 전국 음식점 월 이익 평균은 216만원으로 조사됐다.
이혜정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매출 대비 식재료, 인건비, 임대료로 대표되는 주요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66.5%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매출에서 주요 비용을 공제한 이익과 매출대비 이익을 의미하는 이익률을 살펴보는 것이 더 실질적인 정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전국 음식점주가 버는 금액이 216만원일까?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경영주 자신과 가족의 인건비이다.
음식점은 영세한 특성때문에 경영자 본인과 가족의 인건비를 원가에 포함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의 인건비도 엄연히 공제되어야 한다. 이것을 모두 공제한 금액이 실제 순이익이라 할 수 있다.
2010년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조사한 외식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음식점 업체당 경영주 포함 무급가족의 인원이 1.68명으로 조사됐다.
이를 반영하여 경영주 및 무급가족의 평균인원을 1.68명으로 계산했을 때, 월 이익에서 최저임금(218만원)을 공제해 분석한 결과 월이익은 -3만원으로 드러났다.
즉, 음식점 경영주와 가족의 인건비 외에는 이익을 전혀 남기지 못하고 오히려 적자상태였다.
가족 임금 공제 시 전국의 월 평균 이익 상위 3개 지역은 울산(40만원), 충청도(19만원), 서울(13만원)이며 하위 3개 지역은 강원도 (-44만원), 충청북도(-39만원), 대전(-31만원)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경제 총조사에 따르면 2012년 음식점과 주점업의 사업체 수는 약 62만개다. 이는 인구 약 80명당 음식점 1곳이 있는 셈으로 심각한 과당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혜성 선임연구원은 “음식점업의 과당경쟁과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무분별한 음식점 창업을 조절하고, 외식업 경영자들의 숨통 열어줄 수 있는 정부의 노력이 없으면 외식산업은 ‘창업자의 무덤’으로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정환 기자/atto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