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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하수구 식용유’ 여파 확산…홍콩ㆍ마카오도 ‘비상’
[헤럴드경제=박영서 베이징 특파원]대만에서 불거진 일명 ‘하수구 식용유(쓰레기 식용유)’ 파동의 여파가 대만은 물론 홍콩, 마카오, 중국까지 파급되고 있다.

지난 4일 대만 경찰은 대만 남부 핑둥(屛東)현에서 1년 전부터 불법으로 저질 식용유를 제조하여 판매해 온 악덕 업자들을 적발했다. 이들은 주방 잔반과 피혁류 가공공장에서 폐기된 유지 등을 가공해 수백t의 쓰레기 식용유를 만든 혐의로 체포됐다.

일당들이 만든 쓰레기 재생 식용유는 가오슝(高雄)과 핑둥 등지의 식용유 생산업체에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만의 대형 식용유 제조업체인 장구안의 경우 이를 대량 구매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장구안은 이 식용유로 라드(식용돈지)를 만들어 식품 제조업체와 음식점에 판매했다.

이에따라 대만의 식품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대만 위생부 식약서(食藥署)에 따르면 저질 식용유로 제조한 식품 수는 200개가 넘고 관련 식품업체 수는 1000개가 넘는다. 현재 식품업체들은 저질 식용유로 제조한 식품을 소비자들로부터 거둬들여 폐기처분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터지자 홍콩 당국은 시판되고 있는 식품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미 홍콩에서 가장 규모가 큰 베이커리 체인점인 메이신시빙(美心西餠·Maxim‘s cakes)은 지난 6일 대만 저질 식용유로 제조된 빵을 긴급 거둬들여 폐기처분했다.

메이신시빙은 중국 본토에도 100여개의 분점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륙 내 분점들이 하수구 식용유로 빵을 만들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마카오도 영향을 받고있다. 마카오 위생국은 “마카오의 일부 식품업체들이 문제의 식용유를 수입해 빵을 만든 것을 발견했다”면서 대대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마카오 위생국은 최근 4개월 동안 하수구 식용유가 약 2000여통 수입됐고 그 중 1000여통이 빵 가게와 식품제조공장에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하수구 식용유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던 중국 역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초 중국 국가질량감독총국(AQSIQ)은 “예비 정밀검사 결과 중국 본토에서는 대만산 재생 식용유가 들어간 라드 제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지난 10일 푸젠성(福建省) 샤먼(夏門)에서 하수구 식용유를 사용해 만든 식품 4.9t이 수입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가질량감독총국은 중국 국민들에게 오염된 식용유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식품 구입을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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