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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힐러리’ 낙태 경험 공개로 지지율 만회 전략
[헤럴드경제] ‘제2의 힐러리 클린턴’으로 통하는 웬디 데이비스(51) 미국 민주당 텍사스 주지사 후보가 선거를 두 달 앞둔 시점에서 낙태 경험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텍사스 지역 언론은 데이비스가 9일(현지시간) 출간 예정인 자서전 ‘두려움을 잊는 것’에서 1990년대 두 차례 낙태한 사실을 공개했다고 7일 전했다.

그는 1996년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뇌 손상을 입은 태아를 제왕절개로 지웠고 앞서 1994년에도 자궁외임신에 따른 낙태도 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는 태아와 산모에게 모두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데이비스가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낙태를 고백한 것을 두고 강력한 낙태 금지법을시행하는 텍사스 주에서 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붙잡아 그레그 애보트 공화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줄이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발의 미모와 하버드대 법학대학원 출신 변호사라는 간판 덕분에 데이비스는 ‘텍사스 힐러리’라는 애칭을 얻었다.

특히 민주당 주 상원의원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주 의회에서 낙태 금지법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13시간짜리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방해)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텍사스 주 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한 공화당은 데이비스의 반대에도 낙태 금지법을 가결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텍사스주 여성은 임신 20주 이후 낙태할 수 없고, 의사들은 낙태 유도제를 처방할 수 없다.

낙태 수술도 외과 수술이 가능한 한 병원 시설에서만 이뤄지도록 했다.

여성의 권리를 제한하는 악법이라는 평이 쏟아졌지만,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지방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지난 3월 텍사스주의 낙태 금지법을 지지한다고 결정했다.

주 법무장관 출신인 애보트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데이비스 후보가 전매특허인 낙태를 선거 쟁점으로 띄워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돌고 있다.

기독교 언론인 크리스천 포스트가 데이비스의 고백에 동정심을 나타내는 등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데이비스는 공화당 20년 주지사 천하 종식을 선언하고 선거에 뛰어들었으나 보수표 공략에 애로를 겪어 현재 여론 조사에서 애보트에게 약 18% 포인트 밀리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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