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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조율이시ㆍ삼색나물...藥이 되는 추석 차례상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옷은 시집 올 때처럼 음식은 한가위처럼” 모두 추석과 관련된 우리네 속담이다. 달이 가장 이쁘게 뜬다는 추석을 관통하는 단어는 ‘풍요로움’이다. 주린 배를 맘껏 배불릴 수 있었던 때도 추석이다. 햅쌀과 햇과일 등으로 풍성하게 마련되는 추석상은 그만큼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띈다.

하지만 과도한 영양에 허덕(?)이고 있는 현대인에게 추석 차례상은 별다른 의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 추석이 되면 으례 ‘열량 폭탄’이니 ‘다이어트 후유증’이니를 걱정해야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추석 차례상이 독(毒)인 것만도 아니다. 차례상에 오르는 제철 나물 등은 그 자체로 훌륭한 건강식이 될 수 있다.


■약(藥)이 되는 차례상 ①...조율이시(대추ㆍ밤ㆍ배ㆍ감) + 사과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 중 약이 되는 것으로는 단연 조율이시(棗栗梨柿)가 꼽힌다. 대추와 밤, 배, 감을 뜻하는 조율이시는 우리 나라 제사상에선 빼놓을 수 없는 과일 기본 4가지다. 

이중 대추는 한약 처방에도 흔히 사용될 정도로 대추의 효능은 수십가지에 이른다. 동의보감에는 대추와 관련해 ‘위장을 튼튼히 하고 비장을 보하며 기운 부족을 낫게 해 온갖 약의 성질을 조화시킨다’고 기록돼 있다. 

대추는 우선 소화기 계통을 편안하게 만듦으로써 천식이나 아토피 증상을 완화해주는 걸로 알려져 있다. 대추에 포함된 CAMP라는 성분은 인체의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역할도 한다.

대추에 있는 비타민류는 식이성섬유, 플로보노이드, 미네랄 등은 노화를 방지하는 동시에 항암 효과도 갖고 있다. 특히 대추에 풍부한 베타카로틴은 체내의 유해 활성산소를 여과, 흡착 제독하는 작용을 해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밤은 탄수화물ㆍ단백질ㆍ기타지방ㆍ칼슘ㆍ비타민 등이 풍부해 발육과 성장에 좋다. 특히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어 피부미용과 피로회복ㆍ감기예방 등에 효능이 있으며, 당분에는 위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성인병 예방과 신장 보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칼리성 식품인 배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이고 당분(과당 및 자당) 10∼13%, 사과산ㆍ주석산ㆍ시트르산 등의 유기산, 비타민 B와 C, 섬유소ㆍ지방 등이 들어 있다. 

배는 특히 기관지 질환에 효과가 있어 감기ㆍ해소ㆍ천식 등에 좋다. 가래와 기침을 없애고 목이 쉬었을 때나 배가 차고 아플 때 그 증상을 완화해 준다고 한다. 이와함께 배는 소화를 돕고 변비를 해소한다. 이뇨작용으로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소도 풍부하며, 해독작용이 있어 숙취도 없애준다. 기름진 음식에 술 한잔을 걸칠 수 뿐이 없는 명절날 배야 말로 금상첨화인 과일인 셈이다.

감은 100g 당 당분이 14g, 비타민C는 사과의 8~10배에 달한다. 게다가 비타민A도 풍부해 종합 비타민제라고 불린다. 감은 숙취에도 효과적이다. 또 칼슘도 많아 이뇨 작용에도 효과적이다. 감 속에 들어있는 타닌(tannin)은 모세혈관을 튼튼히 하고 위궤양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곶감의 하얀 분에는 베타카로틴(β-carotene)이 풍부한데, 베타카로틴은 질병에 대한 저항력과 피부 탄력을 높이는 대표적인 항산화물질이다.

조율이시에서는 빠지지만 가을 제철 과일로 추석상에 흔하게 오르는 사과도 영양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다. ‘기적의 과일’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사과는 칼로리는 적으면서 식이섬유나 칼륨, 비타민C가 풍부해 동맥경화, 폐질환 예방 등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과일이다. 

사과는 우선 다량의 비타민C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사과껍질에 있다. 사과를 껍질 채 먹으면 피부비용과 피로회복, 노화방지에 상당한 효과적이다. 또 사과에는 식이섬유와 칼륨도 풍부해 체내 나트륨을 배출시키면서 소화기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사과에 풍부한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은 몸 속 나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혈압상승을 막아줘 동맥 경화증과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실제 2011년 플로리다 주립 대학 영양 의학과 연구에 따르면, 6개월 동안 매일 말린 사과 75g을 먹은 여성은 체내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23% 감소됐고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는 4%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와함께 사과에 들어 있는 항산화물질인 페놀산은 체내 유해산소를 억제해 뇌졸중 발병을 예방한다. 또 함께 들어있는 황색 플라보노이드인 퀘세틴은 담배연기 등으로 폐가 망가지는 것을 보호해준다. 

최근에는 사과가 항암작용에도 뛰어난 효과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미국 암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과 속 항산화물질 함량은 과일 중에서도 특히 높은 편으로 지속적으로 섭취해줄 경우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로 하와이의 한 의학연구 통계를 보면 사과를 정기적으로 먹어준 사람은 폐암 발병 위험이 5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약(藥)이 되는 차례상 ②...삼색나물(고라시ㆍ도라지ㆍ시금치)

추석 차례상에서 빠질 수 없는 삼색나물 역시 그 효능을 알면 몸에 약이 되는 음식들이다. 

우선 고사리에는 단백질 뿐만 아니라 칼슘, 칼륨 등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어 피와 머리를 맑게 하는 특성이 있다. 고사리에 들어있는 산성 다당류는 체내에 침투한 병원체의 세포막을 파괴해 살균작용을 하며, 식이섬유도 많이 들어있어 변비에 좋으며 붓기를 빠지게 하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익히지 않은 고사리에는 티아미나아제(thiaminase)가 들어 있는데, 이것은 비타민B1을 분해하는 효소다. 따라서 고사리를 많이 섭취할 경우 비타민B1 결핍증인 각기병(beriberi)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어렸을 적 만화영화 주인공 ‘뽀빠이’의 힘과 에너지의 원천으로 먹었던 시금치는 녹색채소의 왕 중의 왕으로 꼽힌다. 시금치의 단백질은 리신과 트립토판이 많고, 시스틴도 많아 질 좋은 동물성 단백질과 비슷하다. 특히 비타민 A와 C, 철분이 다른 채소에 비해 월등하게 많다. 

특히 시금치는 엽록소와 카로틴이 풍부한 항암식물이기도 하다. 시금치는 또한 노화방지에 탁월한 항산화물질인 코엔자임 큐텐(coenzyme Q10) 뿐만 아니라 철ㆍ엽산ㆍ비타민ㆍ미네랄도 풍부하다. 만약 단 한개의 녹색채소를 먹어야 한다면, 시금치를 1순위로 먹어야 한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라지는 섬유질이 많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도라지의 주성분인 사포닌은 기관지의 분비기능을 향상켜 가래를 삭히고 혈당 강하 작용을 하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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