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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의 성찬’ 나토 정상회의…푸틴에겐 코미디쇼?
對우크라 · IS 군사행동 신중론...공동대응 나서도 실효성 의문


‘나토 정상회의는 말의 성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개입 등 서방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28개 회원국이 4~5일(현지시간) 정상회의를 열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유 만만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아 밑천만 드러냈다는 비판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최근 수십년 간 가장 중요한 회의였지만 우크라 전략을 짜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발버둥치는 불편한 현실을 봐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FT는 “오바마 대통령은 키예프(우크라 수도)에 군대를 보내 나토의 통합을 위태롭게 하거나, 외교적 해결에 치중해 국내에서 굴욕적이라는 비판에 시달려야 하는 불쾌한 선택지에 내몰렸다”고 진단했다.

나토에서도 확연히 갈라진 ‘비둘기파’와 ‘매파’ 사이를 잘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실제 강경한 매파인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 공동으로 작성한 ‘더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동유럽에서의 (나토)존재감을 확실시하고 공동 방어에 대한 ‘5조’에 대한 수호 의지를 러시아에 보여주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토 헌장 5조’는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할 수 있다는 집단적 자위권을 규정한 조항이다.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정상들은 군사적 해결 대신 경제 제재 강화를 통한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FT는 나날이 노골화되는 푸틴 대통령의 군사적 공세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푸틴의 폭력배 전략은 국제 질서는 물론 미국의 권위까지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의 데이비드 로스코프 최고경영자(CEO) 겸 편집인은 4일 CNN 기고문을 통해 푸틴 대통령에게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말뿐인 ‘코미디쇼’에 불과했다고 일갈했다.

로스코프는 “이번 회의에서도 나토는 (위협에)단호히 대응하겠다는 기존의 말을 반복했다”면서 “푸틴은 미국이나 유럽 동맹국들이 국내 문제에 치중하느라 러시아와 맞서 싸우는 데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토는 극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면서 핵전쟁이 벌어지거나 러시아가 동유럽 나토 회원국을 실제 침공하지 않는 이상 나토의 군사적 움직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다. 이를 노린 푸틴 대통령이 “중간 수준의 위협을 점진적으로 가하고 있다”면서 “나토는 이에 대한 대비가 돼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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