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침묵깬 에볼라 생존 미국인 “미국행 유일한 기억은…”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낸시, 이제 집으로 가요.”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에볼라에 감염된 낸시 라이트볼(59)이 지난달 초 미국으로 이송될 당시 기억나는 유일한 순간이다.

보호장비를 입은 의사들이 자신의 얼굴 부근에 손을 올리고 낸시에게 “이제 집으로 간다”고 속삭이던 순간을 그녀는 절대 잊을 수 없다.

낸시는 3일(현시시간) 에볼라 완치 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 응한 낸시는 건강한 모습으로 남편 데이비드와 함께 등장했다.

그는 에볼라와 사투를 벌였던 라이베리아에서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에볼라 감염을 확인한 것은 지난 7월 25일. 그는 “처음에 말라리아인 줄 알았다”며 “모기매개질병 퇴치약을 복용했지만 증상은 더 악화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달 19일 에볼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낸시 라이트볼(59)가 3일 CNN방송과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CNN방송]

이후 에볼라 양성판정을 받고 나서 남편에게 “괜찮을 거야”라고 말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런 단서도 없었다”고 절망적인 상황을 회고했다.

미국으로 이송된 것과 관련해서는 “(상태가 위중해) 내가 미국으로 가게 되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이륙 직전 아주 약간의 기억이 있다”며 그것이 ’낸시, 이제 집으로 가요’라는 의사들의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애틀란타 에모리대학병원으로 이송된 이후에도 낸시는 고통에 시달렸다. 그는 다리와 발을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침상에서 일어나 샤워를 할 수 있도록 자신을 밀어붙였고, 그 시점부터 의사들은 자신이 회복되고 있는 작은 징후으로 받아들였다.

낸시는 3주 동안 애틀랜타의 에모리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지난달 21일 완쾌해 공식 퇴원했다.

“시험단계 에볼라 치료제 ‘지맵(ZMapp)과 라이베리아와 에모리대학병원 의료진의 헌신적인 치료, 그리고 자신의 신념 중 어떤 것이 생명을 살린 것 같냐”는 질문에는 “모두 다”라고 대답했다.

낸시의 남편 데이비드는 “나는 이 아름다운 여성이 나와 함께 있다는 것에 무척 감사한다”며 “낸시는 내 삶의 최고의 부분이고 온마음을 다해 사랑한다”고 말했다.

간호사인 낸시는 14년 간 아프리카 지역에서 의료 선교활동을 해왔다. 남편 데이비드 역시 기술서비스 매니저로 낸시와 함께 했다. 부부는 지난해 8월 라이베리아에 들어와 봉사활동을 벌였다.

/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