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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세계질서…오바마의 미션은?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미국 헤게모니 붕괴의 대가인가.

미국 중심으로 재편됐던 세계질서가 흔들리면서 최근 국제질서 분쟁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미온적 외교정책으로 빗발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자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4~5일 영국 웨일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참석하는 것을 거론하며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지난 몇 년 간의 국제회의 중 가장 중요한 회의”라며 “오바마 행정부의 흔들림에 종지부를 찍을 기회”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해야할 일을 조목조목 짚었다. 


▶리더 없는 세계, 분쟁의 악순환=국제정치학자 로버트 길핀의 ‘패권안정론’이 일견 타당하다는 증거가 최근 국제사회에서 목도되고 있다. 길핀은 국제질서 내의 패권이 안정과 개방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러시아와 중동,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동북아시아까지 지구촌 곳곳이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도발로 신냉전 암운이 짙어지고,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이라크와 시리아를 넘어 중동 전역으로 세를 확장시키고 있으며, 이-팔 갈등은 21세기판 민간인 공습으로 자기증식했다. 동중국해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지역패권을 쥐기 위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세계는 늘 시끄럽다’며 방어론을 펼지 모르지만 작금의 문제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고 FT는 강조했다.

리더가 부재한 세계에서 하나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신중론을 펴는 것은 국내 여론에 기인한다. 미국민의 여론은 확실한 출구전략없이 해외 지상군 파병을 반대한다. 2003년 미국 주도로 단행한 이라크 침공에 대한 후유증 탓이다.

그러나 FT는 “신중함이 전략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오바마의 신중함이 그를 대통령에 당선시켰지만 오바마는 대부분의 외교 현안에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국경 밖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놓고 “자국과 관여가 없다거나 기껏해야 부분적으로 관여하고 있을 뿐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행위”라고 역설했다.

▶오바마의 미션은?=FT는 “미국의 힘이 후퇴했다는 인식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적인 전략을 세우고 외부에 그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이 모든 현안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사태 전개의 방향성을 정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바마가 해야할 일도 제안했다.

첫째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5월 뉴욕 주 웨스트포인트에서 한 ‘신(新) 외교안보 독트린’을 발전시켜 보다 폭넓은 외교정책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신외교안보 독트린이란 미국인이나 미국의 안보이익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은 경우와 대규모 인도적 위기 상황에서만 군사력을 동원한다는 것이 골자다.

FT는 이를 확장시켜 “미국은 초강대국이고,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다 아는 사실이라 할지라도 오바마 대통령이 명확하게 선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신뢰가 급속도로 추락하는 상황에서 더더욱 가장 우선시돼야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두번째는 미국의 리더십을 다시 공고히 하기위해 외교 담당자를 베테랑으로 교체할 것을 주문했다. FT는 “현재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 담당자가 국제 사회가 필요로하는 어떤 조치도 지시하고 있지 않다”며 “이들을 교체하지 않으면 오바마 대통령은 남은 임기 2년 동안 위험의 순간마다 흔들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은 동맹ㆍ우방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FT는 “유럽 국가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 진영이 일치단결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 목표는 서방 동맹국들이 신뢰할 만하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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