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는 유명 파워블로거를 사칭해 고가의 사치품을 싸게 구입해 주겠다고 속여 41억원을 가로챈 A(23ㆍ여) 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수입자동차와 골드바, 골프회원권 등을 30∼70% 파격 할인가로 구매해 준다며 피해자 20명으로부터 72차례에 걸쳐 4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파워블로거 중 영향력 2위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포털과 업체로부터 파격적 협찬을 받고 있다”며 “벤틀리 등 수입자동차와 골드바, 고급주택, 골프회원권 등을 싸게 구입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A 씨는 블로그에 접속자도 거의 없어 파워블로거와 거리가 멀었다. 경찰은 “수백만원대 명품백을 반값에 구매해 주겠다고 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미리 대금을 지급한 상품을 가져가도록 하는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렸다”고 했다.

그는 지난 7월 30억원을 호가하는 서울의 74평형 아파트를 7억∼10억원에 구매할 수 있다고 속여 계약금과 예치금 명목으로 3억원을 받아 달아나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부유층으로, 현역 야구선수와 중견기업 회장 부인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는 대학을 중퇴 후 특별한 직업 없이 지내던 상태였으며, 포털에 확인한 결과 파워블로거라고 해서 특별히 협찬이나 지원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경찰은 A 씨에게 피해자들을 소개해 주는 역할을 맡았던 미용실 원장 등 공범 2명을 입건해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