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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들 소리없이 사라진다…올해만 支店 237개 공중분해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국내 시중은행들의 점포 정리가 ‘소리 소문없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올 들어서만 250개 가까이 되는 지점이 공준분해됐다. 전자금융 발달과 비용 효율화 추세에 따른 것이지만, 정리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반년새 스무곳 중 한곳 폐쇄=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국민ㆍ우리ㆍ하나ㆍ외환ㆍ씨티ㆍSC 등 7대 시중은행의 국내 지점수(출장소ㆍ사무소 제외)는 작년말 4224개에서 지난 6월말 3987개로 반년새 237개나 줄었다. 순수 지점만 여섯달만에 전체의 5.6%에 해당하는 수가 감소한 것이다.

전국 지점의 스무곳 중 한 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최근의 감축 사태는 과거 외환위기 직후 대동ㆍ동화ㆍ동남ㆍ경기ㆍ충청 등 5개 은행이 구조조정으로 사라진 이래로 가장 큰 규모다.

가장 많은 지점이 사라진 곳은 국민은행이다. 이 기간 동안 85개의 지점이 자취를 감췄다. 서울에서만 28곳의 지점이 사라졌고, 경기지역에서도 20개 지점이 다른 곳에 통폐합됐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한국씨티은행이 57개 지점 폐쇄로 그 뒤를 이었다. 신한과 SC도 각각 40곳과 23곳의 지점을 정리했다. 


▶짐 싸는 은행원들=점포 축소로 은행원들도 속속 짐을 싸고 있다. 지난 1년간 500~600명이 줄어든 외국계 은행뿐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100~200명 안팎씩 감소했다. 씨티은행은 지난 7월말 현재 3587명으로 작년 6월말(4229명)보다 642명(15.2%) 감소했다. SC은행은 같은 기간 5605명에서 5146명으로 459명(8.2%) 줄었다. 8036명에서 7829명으로 207명 줄어든 외환은행은 전날 외환카드 분사로 587명(7.3%)이 줄게 됐다. 이 밖에 국민, 신한, 하나도 각각 176명, 60명, 120명씩 인원이 축소됐다.

은행의 점포ㆍ인력 감소 추세는 스마트폰뱅킹 확산 등의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창구이용률이 지난 6월말 현재 11.2%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 임원은 “단순히 창구 거래 비중만 따지면 점포와 인력은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게 효율성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말했다.


▶점포정리만이 능사일까=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 창설자인 빌게이츠가 미래의 은행은 ‘은행 없는 은행(bank without bank)’이 될 것이라고 한 예언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 나라의 경제가 성장할수록 은행보다는 자본시장 등 직접금융시장의 역할이 커진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무조건적인 점포 정리가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의 수익성 악화는 저금리로 순이자마진이 축소되는 것 때문이지 점포 비용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며 “점포를 무리하게 축소하면 고객 이탈과 금융사고 증가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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