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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강동원 "'두근두근 내 인생', 지난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작품"
피도 눈물도 없는 냉철한 서자의 한을 연기했던 강동원이 이번에는 부성애가 가득 담긴 눈빛을 담은 철 없는 아빠 대수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강동원은 '두근두근 내 인생'을 통해 처음으로 아빠 연기에 도전했다. 역할을 위해 10kg를 찌웠다던 강동원은 여전히 멋지지만 선청성 조로증에 걸린 아들이 안타까워 눈물을 쏟는 모습에선 강동원이 아닌 그저 '대수' 그 자체였다. 최근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강동원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남을 가졌다.

김애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열일곱의 나이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와 선천성 조로증으로 여든 살의 신체 나이가 된 아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송혜교, 강동원, 백일섭 등이 출연한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2011년 출간되자마자 3개월 만에 14만부의 판매부수를 기록해 그 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며 인기를 얻었다.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상상 속의 인물이 강동원과 송혜교를 통해 탄생됐다.

"책은 읽지 않았어요. 원작은 본다고 도움이 되는게 없더라고요. 너무 많은 정보가 있으면 연기 할 때 생각이 많아지는게 있어서 안보는 편이 낫더라고요. 시나리오가 문제가 있다면 원작을 읽어봤을텐데 시나리오가 문제가 없었어요."

실제로 부산 출신인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도 사투리를 썼다. 사투리를 사용하는 캐릭터가 편하게 촬영했을 것 같다는 말에 그는 "대수는 경북 사람인데 저는 경남 사람이라 헷갈렸다"라고 사투리의 미묘한 차이를 전했다.

"사투리를 써서 편했다기보다는 캐릭터 자체가 편했어요. 대수가 경북 추신인데 저는 경남이거든요. 미묘한 차이가 있고 사람마다 말투가 다 달라요. 현장에 경북 스태프가 있어서 이런 사투리의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그 분도 경남, 경북 사투리를 헷갈려 하시더라고요.하하. 그래서 제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사투리는 경남 사투리일 것이란느 추정 하에 입에 안붙는 사투리를 했습니다."



강동원은 철부지 평범한 아빠 '대수' 역할을 위해 체중을 10kg를 찌우기도 하고, '헛발왕자'를 완성시키기 위해 어려서부터 배웠던 태권도를 다시 배워야했다.

"10kg를 찌웠는데 진짜 힘들었어요. 많이 안찌는 체질이다보니 운동을 엄청해서 찌워야했거든요. 또 대수가 태권도 선수 출신이라 몸이 탄탄해야 했는데 그래도 조각같은 몸은 안어울릴 것 같아서 그 균형을 맞추는것도 많이 어려웠어요. 태권도는 어렸을 때 했었는데 처음부터 새로 시작했습니다. 아예 기억이 안나더라고요.(웃음). 발차기가 엉망이었어요."

'두근두근 내 인생'은 평범하고 싶은 한 가족의 슬픈 이야기를 담담하고 유쾌하게, 그렇지만 눈물 없이는 볼 수 만들었다. 강동원 역시 시사회 때 많이 울었다고 고백했다.

"저는 아이돌을 꿈꿨던 미라(송혜교 분)가 병원 TV에서 나오는 태티서를 볼 때 그게 그렇게 슬프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아버지를 오랜 만에 찾아가서 같이 담배피는 장면, 저는 그 장면에서 제일 많이 울었어요. 그 장면은 제일 애착가는 장면이기도 해요."

"그 장면은 리허설 할 때도 너무 힘들었어요. 리허설 하면서부터 슬퍼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냥 김갑수 선생님을 보고만 있어도 눈물이 났어요."



이번 작품에서 아들 역을 조성목과의 호흡 이야기도 빼놓지 않을 수 없었다. 조성목은 '두근두근 내 인생'이 첫 데뷔작임에도 아름이의 아픔과 성숙한 모습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강동원은 그런 조성목을 똑같은 동료로 바라봐줬다.

"조성목이 처음 연기하는 것인데 제 옛날 생각해보면서 그 친구를 보면 정말 잘하더라고요. 그리고 실제로도 말을 어른스럽게 해요. 까불때는 또 보통 아이같기도 한데 유머코드가 조금 특이하더라고요.(웃음)"

"현장에서 조성목과 친해지려고 엄청 노력하기 보다는 많이 물어보고 대화하려고 했어요. 사실 연기할 때야 부자지간이지 실제로는 같은 동료고 동생이니까요."

태티서가 또 '두근두근 내 인생'에 깜짝 출연해 지원사격을 한다. 태티서에 등장에 대수는 쑥쓰러워하고 그들 앞에서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다. 실제로 강동원은 많은 걸그룹들에게 이상형으로 지목돼왔다. 이에 강동원은 "제가 만만해서 그런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저를 이상형으로 지목해주시는 분들의 이야기는 들었어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네요. 다들 제가 만만한 것 같아요. 비슷한 나이대를 이야기하면 사건이 커지니까 설정을 위로 잡는게 아닌가 싶어요. 저희도 많이 그랬거든요. 하하. '나도 그런 나이가 됐구나' 그런 느낌이 들어요."

이번 작품에서 아버지를 연기했으니, 실제로 아버지가 된 강동원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강동원의 아버지가 된 모습은 어떨까. 강동원은 "대수랑 똑같을 것 같다"라고 웃어보였다. 여기에 아들이 만약 아버지처럼 똑같은 연기자가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하고 싶은데 말릴 순 없고, 충고는 할 것 같아요.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연기자, 스포츠 분야가 경쟁이 너무 심하니까요. 치열한 직업군이잖아요. 회사에서는 프로젝트 하나 실패했다고 해고를 당하지 않죠. 또 다음에도 잘 할 수 있고요. 그런데 이 곳은 본인이 못하고, 그 후에도 성적이 안나오면 바로 아웃이 되니까요. 결국에는 선택의 문제인 것 같네요. 그냥 아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올해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한 강동원. 두달 전 개봉한 '군도:민란의 시대'가 흥행면에서는 나쁘지 않았지만 혹평을 듣고 스크린에서 쓸쓸히 내려와야했다. 전작에 대한 부담감을 없을까.

"'군도'가 기대만큼 안됐다고 해서 '두근두근 내 인생'을 통해 만회해야겠다는 생각 같은건 없어요. '군도'는 함께 작업했던 분들과는 다시 작업해서 잘 하고 싶어요. 그래야 치유가 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의 평을 보고 반성도 많이 했어요. 욕을 많이 먹어서 3주 동안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어요."

3일 개봉하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오늘(2일) 오전 26.9%로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많은 관객들이 강동원의 연기변신을 또 기다리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다. 강동원은 이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오면서 보시면 유쾌하고 뭉클한 영화입니다.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도 많이 했고요. 최대한 뭉클하고 슬프지만 유쾌하게 만들려고 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찍으면서 제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서 좋았어요. '가족이란 뭔가', '청춘이란 뭔가', '희생이란 뭔가' 등등이요. 여러분들도 이 작품을 보시면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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