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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 온 유부녀들 유혹, 8년간 18억원 등친 ‘60대 카사노바’ 덜미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등산 온 유부녀들에게 접근해 8명에게 총 18억원대의 사기를 친 60대 남성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조호경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무고 혐의로 A (60)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05년 4월부터 작년 6월까지 8년여간 피해자 8명으로부터 적게는 3000만원에서 많게는 5억원까지 총 18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주로 서울 도봉산과 수락산 등지에 등산을 하러 온 40ㆍ50대 유부녀들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수락산 등산로 입구에서 만난 B(49·여)씨에게 길을 물어보는 척하며 자신의 차량에 실린 고급 등산용품을 선물하겠다고 접근, 이후 3억원을 빌렸다.

A 씨는 B 씨에게 “40여개의 하청업체와 직원 4000명을 거느린 중견 기업을 운영한다”, “법조계 인맥도 많다”는 등의 거짓말로 자신의 재력을 과시한 후 “매달 수백만원의 용돈을 주겠다”, “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노래방이나 커피전문점을 차려주겠다”고 속인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렇게 빌린 돈은 A 씨가 운영하는 노래방 직원 임금이나 건물 임대료 등에 쓰였다.

A 씨는 피해자들이 유부녀들이기 때문에 외간남자와 관련된 사기에 연루됐다는 것을 밝히길 꺼려하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피해자 중에는 A 씨의 꾐에 빠져 성관계를 갖거나 실제 사귄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돈을 받은 뒤 “사업자금을 세탁해야한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들의 계좌로 재입금 후 현금으로 받아 챙기기도 했는데, 이를 근거로 “빌린 돈을 갚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을 고소한 피해자에게 역으로 고소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 증거가 없을 때는 아예 돈을 받지 않았다고 발뺌을 하고, 일부 피해자로부터는 “투자 목적에 맞게 사용했다”는 가짜 사실확인서를 받아 지난 5월 검찰로부터 한 차례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A 씨는 검찰이 10여개의 계좌를 분석하고, 가짜 사실확인서 작성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혐의가 들통나 지난달 구속됐다.

검찰은 “대출을 받아 A 씨에게 돈을 빌려준 피해자들은 파출부나 임시직으로 일하며 이자를 갚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남자 때문에 사기당했다는 점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건실한 기업인을 가장해 유부녀에게 접근해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파렴치범이 아직 우리 사회에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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