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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명절이 더욱 슬픈 이산가족, 상봉신청해놓고 매년 4000여명 숨져
北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70세 이상 80%
황해도 출신 23.2%로 비율 가장 높아
기러기 아빠 등 분거가족도 20% 육박
소재파악 불가 미발견 실종도 증가세


[특별취재팀] “혼자의 추석이 오늘만이 아니건마는 더 쓸쓸한 사유는 고칠 수 없는 병 때문이다. 막걸리 한 잔, 빈촌 막바지 대폿집 찌그러진 상 위에 놓고, 어버이의 제사를 지낸다.”

설레고 즐거워야 할 한가위를 앞두고 시인 천상병의 시(詩) ‘불혹의 추석’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북적대는 가족 없이 혼자 외롭게 보내는 긴 명절은 가족의 빈 자리를 더 크게 느껴지게 하기 때문이다.

시인 천상병의 추석이 그러했듯 외로움과 서러움에 짓눌려 명절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실종된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거나 자식을 타국으로 떠나 보낸 채 홀로 지내는 이들에게 명절은 더욱 쓸쓸하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흩어져 서로 만날 수 없게 된 가족을 이산가족이라고 한다. 이산가족이 생기는 원인은 실종돼 찾지 못하거나 홍수 등의 자연적 원인 및 전쟁 등이다.

특히 일제 시대나 6ㆍ25 전쟁을 거치면서 생겨난 이산가족이 아직도 가족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산가족 규모는 조사시기 및 기관에 따라 따르지만, 당사자와 가족을 포함하면 현재 60만~70만명으로 추정된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의 올해 7월31일 기준 통계에 따르면 1988년 이후 북한에 가족을 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전체 12만9568명이며 이중 현재 생존자는 6만9866명에 불과하다. 매년 3000∼4000명이 고령 등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1988년부터 2010년 7월까지 상봉을 신청한 사람 가운데 사망자는 4만4444명이었으나 이후 4년간 1만5000여명이 숨져 올해 7월까지 누적 사망자는 5만9702명에 달한다. 상봉신청 생존자 6만9866명 가운데 70~79세가 29%, 80~89세가 41.4%, 90세 이상이 10.5%로 70세 이상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생존자의 출신 비율을 보면 황해도가 23.2%(1만6227명)로 가장 많다. 이어 평남(12.8%), 함남(11.2%), 평북(7.6%) 순이다.

2000년 6월 15일 남북 정상 회담이 열린 후로 남북으로 떨어져 살던 이산가족 일부가 만나기는 했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월 28일 기준 남북은 2000년 이후 정부 차원의 총 19차례의 대면상봉과 민간차원의 상봉을 통해 남북 양측에서 상봉한 인원은 2만2350명이다.

2005년 8월부터 2007년 11월까지 7차례에 걸쳐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통해서는 남북 양쪽에서 3748명이 만났다.

남북 이산가족 외에도 국내에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미발견 실종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0.2%(3만3142건 중 69건)에 불과하던 실종신고 건수 대비 미발견 건수 비율은 2012년 0.66%(4만2169건 중 281건), 지난해는 2.16%(3만8695건 중 836건)까지 높아졌다.

최근에는 특정한 이유로 일정기간 서로 떨어져 지내는 분거가족(기러기아빠, 주말부부 등)도 늘고 있다. 분거가족 비율은 2008년 16.5%, 2010년 15.1%, 2012년 19.6%로 증가 추세이다.

통계청의 2012년 사회조사(전국 1만7424 표본가구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3만7000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직장, 학업 등의 이유로 배우자나 미혼자녀와 떨어져 살고 있는 가구주는 전체의 19.6%이며, 이 중 가족이 국외에 거주하는 비율은 2.2%다.

가족이 따로 살고 있는 이유는 ‘국내’ 분거의 경우 직장(62.3%), 학업(29.2%), 군대(10%), 가족간 불화(5.2%) 순이었다. ‘국외’는 학업(53.2%)이 가장 많았고 직장(45.5%), 가족간 불화(2.2%) 순이었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떠난 유학생 수는 25만2047명이었다. 초등학생 1만3710명, 중학생 7236명, 고등학생 3975명, 대학생 22만7126명이었다.

민상식ㆍ김현일 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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