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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만 대 3만… 푸틴 야욕 막기엔 초라한 나토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이 신냉전 시대로 접어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러시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폴란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동유럽 각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각종 군사훈련에 참가한 나토군 병력은 3만여 명에 불과하다. 반면 러시아군은 15만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여 큰 차이를 보였다.

이에 전 미 국무부 차관이자 나토주재 미국대사였던 니콜라스 번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1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나토가 푸틴의 공격에 맞서 투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나토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냉전시대 바르샤바조약기구와 쌍벽을 이루며 영향력을 과시했던 나토는 옛 소련의 몰락으로 경쟁자였던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사라지면서 예전과 같은 강력한 대립이나 대응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나토 회원국 현황. [사진=위키피디아]

그러나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개입, 군사적 지원 의혹은 나토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탈냉전 이후 병력 감축과 부족한 훈련 등은 회원국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 상임의장에 취임한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나토에 1만 명의 병력을 영구 주둔시켜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를 거절함으로써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도 동시에 불안감에 휩싸였다.

나토 회원국 간의 분열과 결속력 약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나토는 지난 5월 에스토니아와 함께 병력 6000명이 참가한 대규모 군사훈련 ‘봄날의 폭풍’(Spring Storm)을 실시했다. 이는 나토군이 발트 3국에서 벌인 훈련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이어 6월에는 라트비아에서 미군 주도 하에 4500명이 참가한 ‘세이버스트라이크’ 훈련을 실시했다.

독일에선 회원국 간 상호운용능력 향상을 위한 ‘세이버정션’(5800명) 훈련이 11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된다. 올 가을 폴란드에선 1만2000명 대규모 병력이 참가하는 아나콘다 훈련도 실시된다.

그러나 이는 지난 2월 러시아가 벌였던 대규모 워게임과는 규모가 크게 차이가 난다. 러시아는 15만명의 병력을 투입해 우크라이나와 발트 3국 국가들의 접경지대에서 요란한 훈련을 벌였다.

이에 대한 나토의 군사적 대응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일례로 미국은 173공수여단 소속 부대원 600명을 폴란드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분산배치시키는 데에 그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득세가 미국의 영향력 부재와 유럽을 이끄는 독일의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싱크탱크인 카네기 유럽 울리히 스펙 초빙 연구원은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반 년이 넘도록 푸틴의 러시아민족주의 야욕을 저지하는데 실패한 것은 독일 때문”이라며 “모든 외교적 책략이 소진됐고 실패했다. 푸틴을 막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울리히 연구원은 “플랜 B가 없다“며 “미국이나 EU 모두 전쟁으로 가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번스 교수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문제를 포함, 아프가니스탄 철군 문제, 이라크 내전과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대응 등 3가지 문제로 시험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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