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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날개꺾인 리딩뱅크’…상반기 실적 최하위
잇단 금융사고·제재 안팎 몸살
국제적 신인도 악영향 불가피


KB금융그룹이 ‘리딩뱅크’로서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잇따른 금융사고와 최고경영진간 반목으로 업계 리더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데다 이익 규모도 대폭 축소되는 등 국내 은행 중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국민은행은 최근 도쿄지점이 신규영업 중단이라는 강력한 제재를 받으면서 안팎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5462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대기업 부실을 털어낸 우리은행(5267억원)과 함께 업계 최하위 수준이었다. 경쟁사인 신한은행(8421억원)보다도 훨씬 뒤지고, 심지어 국민은행보다 자산 규모가 작은 기업은행(5778억원)보다도 못하다. 기업은행의 자산(226조원)은 국민은행(293조원)보다 67조원 가량 작다.

하나금융 산하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두 은행 순이익을 합치면 8658억원이나 돼 국민은행을 훨씬 앞서게 된다.

앞서 국민은행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고 2007년에는 사상 최대인 2조7738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이는 당시 2위인 신한은행(2조532억원)이나 우리은행(1조7774억원), 기업은행(1조1679억원), 하나은행(1조517억원) 등의 이익 규모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6월 말 기준 점포수 1157개, 직원 수 2만1396명으로 외형상 국내 최대 은행이지만, 수익성은 물론 예금과 대출 시장 등에서도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국민, 우리, 신한, 기업, 하나 등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의 총대출 시장점유율은 6월말 현재 24.5%다. 이는 2012년 말(25.6%)에 비해 1.1%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더구나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국민은행 도쿄지점 및 오사카지점이 4개월 동안 신규영업을 못 하게 하는 강력한 제재 조치마저 받았다.

이로 인해 KB금융그룹이 해외에 진출할 때 불이익을 겪고 국제적인 신인도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졌다.

KB금융이 이처럼 ‘날개없는 추락’을 하는 이유로 관치금융의 후유증을 꼽는 사람이 많다. 2008년 9월 금융지주 체제 출범 이후 지주 회장과 은행장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등 관치금융의 문제점이 심각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임영록 회장-이건호 행장 체제 이후 두 최고경영자 간 반목이 커지자 비판의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들은 갈등을 해결하기는커녕 화해하려고 간 템플스테이에서 또다시 갈등을 빚고,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관련 임원을 고발하는 등 반목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사람이 만나 조직의 앞날을 위해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추락하는 KB금융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양보와 타협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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