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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2014 불법난민 대란…상반기 7만5000명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유럽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밀려드는 이민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남유럽으로 유입된 난민은 7만5000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난민 6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유럽 내 난민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유럽연합(EU) 차원의 대응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이민자 문제는 회원국 부담을 가중시키고 주민의 반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대응을 잘못하면 극우정당이 득세할 수 있고, 이민자 배척 운동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러피안 드림’을 위해 위험천만한 바다를 건너는 이민자들.

▶스페인ㆍ伊 ‘유러피안 드림’ 입구=유러피안 드림의 ‘입구’인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밀려드는 난민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스페인령 멜리야에는 이달 초 수 백 명의 아프리카 난민이 밀려들었다. 말리와 모리타니아, 카메룬, 리비아 출신 난민 800명이 모로코와 스페인 국경 경비대의 감시망을 뚫고 국경을 급습해 이중 140명이 스페인 밀입국에 성공했다.

이탈리아는 튀니지에 가까운 램페두자 섬에서 8월 한달에만 1만 명의 난민을 수용했다. 이들은 주로 시리아와 에리트레아인으로 리비아 밀항업체의 배를 타고 밀입국을 시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2010년 말 발생한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 이후 유럽으로 향한 난민이 늘었지만, 실질적인 원인은 치안이 악화된 탓”이라고 최근 분석했다. 실제로 리비아와 리비아는 내전 상태이고 사하라 사막 이남 국가들도 정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UNHCR 역시 “난민들은 주로 폭력 국가를 떠나 유럽의 안전을 찾는 사람들”이라며 “유럽 각국은 사태 악화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긴급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최종 목적지는 북유럽=난민들이 종착점으로 삼는 곳은 영국이나 독일, 스웨덴 등 북유럽이다. 남유럽보다 경기가 좋아 일자리를 찾기 쉬울 뿐 아니라 같은 나라 출신 이민자들의 커뮤니티가 갖춰져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난민들은 일단 유럽에 들어오면 다음 국경을 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EU 회원국은 역내 이동을 자유롭게 한 ‘쉥겐조약’에 따라 별도의 출입국 검사 없이 국경을 통과시킨다.

북유럽의 난민 문제는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영국은 쉥겐조약에 가입돼 있지 않지만, 컨테이너와 트럭에 숨어 밀입국을 시도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국경 경비 강화를 지시했다.

도버해협과 접한 프랑스 북부도시 칼레의 난민 캠프에서는 이민자끼리 마찰이 끊이지 않아 부상자와 구속자가 속출하고 있다.

프랑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독일의 자를란트 주도 프랑스에서 넘어온 불법 이민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자를란트 주지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프랑스 측과 이민자 문제를 협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들에게 이탈리아는 입구에 불과할 뿐 최종 목적지로 삼는 난민은 거의 없다”며 북유럽 국가도 난민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일국이 대응하는 것은 무리”라며 EU차원의 대응 필요성을 역설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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