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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습격? 침공?…푸틴의 ‘그림자 전쟁’ 실체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습격(incursion)이냐 침공(invasion)이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그림자 전쟁’(shadow war) 전략에 미국 등 서방이 번번히 뒤통수를 얻어맞고 있다.

러시아의 동부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대한 개념 정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러시아군 침공을 놓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양 측의 주장이 진실공방으로 빠져들었다.

‘새로운 전쟁의 기술’로 까지 평가받는 애매모호한 러시아의 군사행동과 태도 때문에 사태를 딱히 규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장하며 나토가 공개한 위성사진. [사진=북대서양조약기구 공식 트위터]

뚜렷한 실체도 없이 ‘치고 빠지기’식으로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러시아의 새로운 도발형태 때문에 미국 등 서방은 ‘침공’이라는 단어 사용을 자제하고 대신 ‘습격’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여기에는 러시아의 개입을 ‘습격’에서 한단계 격상시켜 ‘침공’으로 규정할 경우 경제 제재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군사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작용하고 있다.

군사대국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군사력 사용은 결국, 3차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자신들의 국가에서도 재현될 것을 우려하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국가들은 이보다 더 나아가 ‘전쟁’이라고까지 부르고 있다.

내달 4일 열리는 나토정상회의. [사진=북대서양조약기구 공식 트위터]

정치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 이언 브레머 회장은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8시간 동안 우리의 공식적인 견해는 침공으로 살짝 기울었다”며 “주권국으로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금 전쟁 상황이고 미국과 유럽은 이같은 현실을 부정하기가 매우 어렵게 될 것”이라며 전쟁 쪽에 더 무게를 뒀다.

브레머 회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번 사태를 침공이나 전쟁으로 규정할 경우 군사행동까지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개입)행동은 수개월 동안 있었던 것들이 지난주에도 지속됐다고 보고있다”고 밝히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침공이라 부르길 꺼려했다고 전했다.

전쟁의 기술이란… [사진=위키피디아]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유엔 안보리에서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대사와 설전을 벌인 서맨사 파워 대사의 발언보다 더 절제된 톤이었다고 NYT는 지적했다.

파워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과 달리 “회의 때마다 매번 러시아에 ‘전쟁을 중단하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나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의 행동은 “우리 모두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마스크가 벗겨지고 있다”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은 위성사진과 정보기관의 비공식적 첩보만을 통해 러시아군의 개입 정황 증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러시아는 자신있게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는 러시아인이 ‘자원한 의용군’이라며 공식적인 군 개입 사실을 부정하고 있고, 때문에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의 침공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단정짓기 어렵다.

크림지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개인 홈페이지]

러시아의 이같은 전략은 ‘새로운 전쟁의 기술’로 까지 평가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통적인 군사행동은 일부에 불과하고, 대신 새로운 강력한 수단으로 발전된 의사소통기술과 경제적 상호의존성 등을 적절히 이용해 나토가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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