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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박세환> 초이노믹스, 그리고 따뜻한 자본주의
‘초이노믹스’, ‘아이스 버킷 챌린지’. 최근 신문 지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다. 그만큼 사회적 반응이 크고 기대가 높다는 뜻이다.

초이노믹스로 불리는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 부양정책의 핵심은 ‘건강한 소비’에 있다. 근로자 임금인상과 배당 확대, 기업 사내유보 억제 등 기업의 이익을 근로자와 투자자에게 돌려줌으로써 ‘1% 대 99%’의 소득 비정상 구조를 탈피,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과도한 사회적 양극화가 경제침체를 가져왔다는 측면에서 가계 중심 정책은 분명 환영받고 있다.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2년 넘게 억눌려 있던 코스피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며 박스권 대탈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부동산 시장도 거래가 회복되는 등 꿈틀대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는 점에서 일단 시작은 좋다.

그러나 초이노믹스의 훈풍이 대기업 근로자와 투자자에게만 국한될 뿐 비정규직 근로자와 자영업자, 하청업자 등에는 다다르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투자 활성화 유도책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서 딴 얘기를 해보자.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아이스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 캠페인이 대히트를 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계 곳곳에서 열풍이 불고 있다. 이 캠페인은 미국 루게릭병협회에서 환자들을 돕기 위해 지난 7월 29일부터 시작된 모금운동이다. 규칙은 양동이에 담긴 얼음물을 끼얹고 다음 대상자 세 명을 지목하는 것이다. 도전받은 사람은 24시간 안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기부해야 하는 이벤트다. 캠페인 시작 한 달도 안돼 모금액은 7970만달러(약 812억9400만원)에 달한다.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의 효과’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현대 자본주의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후 그 대안에 대한 각종 담론들이 쏟아졌다. ‘혁신 자본주의’, ‘창조적 자본주의’, ‘자본주의 4.0’ 등이 그것들이다. 더 타임스 칼럼리스트 아나톨 칼레츠키는 ‘자본주의 4.0’에서 자본주의가 처음의 자유방임형에서 정부 개입을 요청하는 수정자본주의(케인즈주의)로, 다시 자유경쟁을 신봉하는 신자유주의로, 글로벌금융위기 이후에는 나눔의 철학을 바탕으로 한 이른바 ‘따뜻한 자본주의’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했다.

초이노믹스가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해서는 ‘나눔’과 ‘따뜻함’을 바탕으로 대ㆍ중소 상생의 혁신적인 기업생태계를 만들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대기업과 1%에 쏠린 부를 중소기업과 근로자, 시민 전체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 재정확대정책에 초점을 맞춘 초이노믹스가 경기활성화라는 단기성과에 우선 순위를 두는 것은 당연하지만, 성장 잠재력을 키울 투자활성화 대책에 대한 고민은 더 필요해 보인다. 재정·금융정책이 경기의 급속한 하락을 막을 수 있으나 민간부문의 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경기 확장추세로 돌리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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