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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하나ㆍ외환 통합…대화로 풀어라”…조동석 금융투자부 금융팀장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 하나금융이 꽉 막혀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선언한 사측과 이를 외면하는 노조의 모습을 두고 하는 얘기다.

하나금융은 2012년 외환은행을 품에 안으면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2ㆍ17 합의서’를 발표했다. 당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김승유 전 회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김기철 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등이 손을 맞잡았다.

2년 반이 흐른 지금, 하나금융 경영진은 조기통합 카드를 꺼내들었다. 외환노조는 합의를 깬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합병 저지를 위한 의지 표시로 삭발까지 강행했다. 노조는 “하나금융이 노조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조기합병을 선언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경영진은 지금까지 한번도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조의 이런 강경투쟁을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 최근의 대내외 환경을 살펴보자. 은행의 이익기반이 근본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저성장ㆍ저금리 상황은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외환노조도 금융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점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자칫 통합의 중대한 시점을 놓칠 수도 있다.

조기통합이 성사되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선도은행으로 진입할 수 있다. 통합 즉시 대기업 거래와 외국환 거래 부문에서 압도적 1위가 된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으며 국내 초우량 리딩뱅크로 자리잡을 수 있다.

합의 문구에만 얽매이기에는 여건이 녹록치 않다. 노조로서는 실리를 찾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실제 부서장과 지점장의 통합 지지 선언이 잇따르는가 하면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조기 통합은 기업가치 개선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아울러 하나금융 경영진은 노조를 협상 테이블로 유도해야 한다. 최근 경영진의 모습은 ‘일방적’이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노조는 조기통합이라는 사측의 주장이 잘못됐다면 협상 테이블에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그래야 노조의 주장이 세상에 알려질 수 있다.

하나금융 길 건너 바로 외환은행 노조가 있다. 하나금융 경영진이 외환 노조 사무실 문을 두드리고 노조는 경영진을 기꺼이 맞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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