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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란치스코 떠난지 얼마나 됐다고…염수정-새누리 “유가족 양보” 논란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염수정 추기경이 난마처럼 꼬여있는 ‘세월호 정국’과 관련, 유가족들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가뭄의 단비 메시지’라며 염 추기경의 발언을 옹호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 26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픔을 해결할 때 누가 그 아픔을 이용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이 누구의 정의를 이뤄주기 위해 일한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다면서도 자기가 그걸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 없다 그런 말이 아니라 그런 데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다.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 추기경은 또 “예수님도 난처한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정치적 얘기는 안 하시고 ‘하느님 것은 하느님에게,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라고 말씀하셨을 뿐”이라고 말했고, “정치적 논리에는 빠져들지 않고 싶다”고도 밝혔다.

그는 유가족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염 추기경은 “이 문제와 관련해 자꾸만 우리의 힘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때일수록 신뢰관계가 중요하다. 그리고 유가족들도 어느 정도 선에서는 양보해야 뜻이 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27일 오전 최고위 회의에서 ‘가뭄에 단비같은 메시지’라고 호응했다. 이 최고위원은 “아침 보도를 보니 염수정 추기경이 가뭄에 단비같은 메시지 보냈다. 더 이상 죽음의 자루에 머물지 말고 부강과 희망의 길로 가야한다”며 “유가족들도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해야한다 이렇게 좋은 말씀을 주셨다. 세월호 정국과 관련해서 야당이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이런 극한 투쟁으로 나가고 있는데 제 경험으로 생각할 때는 아마 퇴로 찾기 위한 명분 쌓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유가족 대표와 우리 당이 세월호 입법과 관련해서 합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유가족 대표 뜻 배려하고 수렴하고 존중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입법 합의의 주체는 아니다”며 “잘못된 선례가 만들어지지 않기를 걱정하는 뜻에서 말씀 드린다. 어디까지나 우리가 야당과 합의해야 하는데 기존의 합의는 변경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방한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울공항 도착 직후 “희생자들의 아픔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고, ‘노란 리본을 떼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에 “세월호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선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해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세월호 유족 1명에게 자신의 세례명과 똑같은 ‘프란치스코’ 이름을 줬고, 세월호 유족이 순례 도보 당시 들고 다녔던 대형 십자가를 바티칸으로 들고 돌아갔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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