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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럭셔리]명품업계 ‘큰손’ 성장한 한국, ‘메이드 인 코리아’는 없다?
[특별취재팀=성연진ㆍ민상식 기자]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해 ‘한국이 아시아의 유행을 이끌고 있다(South korea leads the way in Asia for taste and sophistication)’는 제목으로 국내 명품 시장에 대해 보도했다.

FT는 영국 고급 보석 브랜드 그래프 다이아몬즈(Graff Diamonds)의 아시아 지역 CEO인 아르노 바스티안의 말을 빌어 “한국의 명품 시장은 140억 달러 규모로, 한국에서 소비되는 트렌드가 중국과 유사한 양상을 띈다”고 전했다.

또 이 같은 현상이 한국의 대중문화가 중국에서 인기를 끈 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 국내 명품산업은 대중 문화와 밀접히 연관된 형태로 이뤄진다. 


지난 2011년 제일모직이 인수한 이탈리아의 명품 업체 ‘콜롬보’ 는 지난해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걸친 핸드백이 완판되면서 매출이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의 대중문화가 명품소비의 트렌드를 이끌면서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은 최근 YG엔터테인먼트에 61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LVMH는 YG의 2대 주주로, 패션과 화장품 사업에 함께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명품 시장의 또다른 특징은 해외 기업 인수를 통한 명품 브랜드 확보다. 제일모직이 사들인 콜롬보는 1937년 밀라노에서 시작된 피혁 브랜드로 장인들이 수공으로 만든 악어가죽 핸드백이 유명하다. 모나코의 캐롤라인 공주 등 유럽의 공주들이 즐겨 들으면서 최고급 명품으로 사랑받게 됐다. 제품 값도 수천만원을 넘기는 고가다.

2010년 문을 연 MCM의 상하이 플래그 스토어

신원도 2012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메오 산타마리아’를 인수했고, 이랜드는 이탈리아의 라리오(2010년)ㆍ만다리나 덕(2011년)ㆍ코치넬리(2012년) 등 최근 유럽브랜드 총 7개를 편입시켰다.

중국에서 1인당 5개 이상 구매량이 제한될 정도로 해외에서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는 성주그룹의 MCM 역시 독일 브랜드를 인수한 것이다. 2005년 한국으로 편입된 MCM은 해외 사업에 주력한 전략 덕에 성주그룹은 2005년 독일 브랜드 MCM을 인수했다. MCM은 루이까또즈와는 달리 해외 사업에 주력해 인지도를 쌓은 경우다.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에 따르면 세계 상위 75개 명품 기업(2012년 매출액 기준) 가운데 국내 명품 제조사로는 MCM과 막스 앤 스펜서를 갖고 있는 성주그룹이 유일하다.

일본과 중국도 명품 선진국으로 꼽을 순 없으나, 한국과는 양상이 다르다. 

콜롬보 2014 SS 컬렉션

세계 명품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은 명품 업체들이 중국 현지 브랜드를 인수해 키워나가는 방식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까르띠에, 피아제, 몽블랑 등을 보유한 리슈몽은 지난해 중국의 1위 보석업체 ‘저우다푸’와 합작 브랜드를 만드는 데 합의했다. 리슈몽은 홍콩의 치파오 브랜드 ‘상하이탕’도 인수했다. 구찌, 이브생로랑을 갖고 있는 케어링 역시 2012년 홍콩 보석업체 키린(Qeelin)을 인수했고, 에르메스는 2010년 ‘상샤(Shang Xiaㆍ上下)’라는 중국 현지 브랜드를 출시했다. 상샤는 중국 전통 수공예 예술가와 협력해 제작된 것으로 의류, 가구 및 보석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일본은 3개국 중 유일하게 자국 명품 브랜드의 성장이 나타나는 국가다. 일본의 패션 브랜드 꼼데가르송은 영국, 프랑스 등 세계 60개국에 총 600여개 매장을, 또 다른 패션 브랜드 이세이미야케는 8개국에서 1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세이미야케는 스티브 잡스가 생전 입었던 검은색 터틀넥의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시장 규모로도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에 크게 뒤처진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한국 명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83억 유로로, 일본(172억유로)과 중국(153억유로)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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