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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핀테크<Fintech : financial+technology> 전쟁’…IT강국 코리아만 안보인다
구글·애플·이베이 등 IT공룡
“금융이 미래 새로운 먹거리”
전자지갑·결제분야 속속 진출
글로벌투자 5년새 3배 성장
한국 카톡 소액 송금조차 답보


# 베이징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하오 잉(昊英) 씨는 하루 일과를 인터넷 전용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의 수익률을 조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위어바오는 은행이 아닌 중국 최대 전사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에서 출시한 상품이다. 수익률이 은행 금리의 2배 가까운 6%를 오르내리고 알리바바의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로 인터넷 쇼핑 결제도 간편해 일석이조다.

# 한국인 주부 김은정(39)씨는 ‘이베이’, ‘아마존’을 자주 애용하는 해외 직구족이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일일이 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간편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전자결제서비스인 ‘페이팔’에 가입했다. 페이팔로 카드정보를 남기지 않아도 되고 클릭 두번으로 결제를 끝낼 수 있어 쇼핑이 훨씬 편리해졌다.

세계적인 금융전략가 브렛 킹은 최근 그의 신저 ‘브레이킹 뱅크(Breaking banks)’에서 “우리는 금융산업에서 지난 100년동안 있어온 것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향후 10년 동안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렛 킹이 이같은 예언을 하게 된 배경에는 IT 기술의 발달이 전통적 금융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속도, 편의성, 공간 초월성 등을 무기로 한 IT 기술의 급속한 침투가 오프라인 금융 시대의 종언을 재촉하고 있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는 구글,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이베이 등 글로벌 IT 공룡 기업들이 서 있다.

최근 몇 년새 이들은 금융업을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보고 업종간 벽 허물기에 나서고 있다. 이런 금융산업의 변화를 표현한 용어가 ‘핀테크(Fintech)’다. 파이낸셜(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IT 기술로 진화된 금융업을 가리킨다. 핀테크 산업은 IT는 물론 금융산업의 미래를 바꿀 전망이다.

미국 이베이는 페이팔 서비스로 세계 1억4800만명 가입자와 세계 온라인 쇼핑 결제액의 18%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지급결제 업체로 성장했다. 구글도 메일 계정만 개설하면 전자지갑인 ‘구글월렛’ 사용이 가능하다. 애플은 전자지급 ‘패스북’을 출시했고, 페이스북은 영국기업인 ‘이지모’와 송금서비스 제휴를 추진 중이다.

중국에선 알리바바가 결제서비스 알리페이를 출시한 데 이어 온라인 MMF인 위어바오도 판매하고 있다. 검색업체 바이두와 SNS업체 텐센트도 각각 온라인 MMF 상품인 ‘바이파’와 ‘리차이퉁’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서비스 영역과 진출국을 확대하며 금융업에 대한 영토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지급결제에서 송금, 대출, 투자중개, 보험 등으로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금융인프라가 취약한 신흥국 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핀테크에 대한 글로벌 투자규모는 최근 5년 새 3배 이상 성장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액센츄어에 따르면 핀테크 벤처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금액은 2008년 9억2000만달러에서 2013년 29억7000만달러로 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핀테크 산업은 각종 규제와 보안 문제로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카카오톡에서 사용가능한 송금 등 기초 금융서비스 출시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김경호 하나금융지주 미래경영지원팀 부장은 “우리나라의 IT 기술력은 세계 최강이지만 여러 요인으로 금융 비지니스 모델 개발엔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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