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 추기경은 26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픈 가운데서 벗어나야 한다. 죽음의 자루 속에 갇혀 어둠 속에만 있어선 안 된다. 부활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아픔을 해결할 때 누가 그 아픔을 이용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염 추기경은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자신이 누구의 정의를 이뤄주기 위해 일한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다면서도 자기가 그걸 이용할 수 있다”면서 “정의를 이루는 건 하느님이 하시는 일이다.하느님의 문제를 인간인 ‘내가 하겠다’고 나서면 빠지기 쉬운 위험이 ‘이용’”이라고 답변했다.
염 추기경은 또 “유민 아빠(김영오 씨)가 입원하던 날 유가족을 찾아가 만났더니 ‘병원에도 가실 겁니까?’고 해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가겠다. 교황님이 직접 위로하셨는데, 제가 뭐 더 중요하겠나?’고 했다”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자꾸만 우리의 힘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때일수록 신뢰관계가 중요하다. 그리고 유가족들도 어느 정도 선에서는 양보해야 뜻이 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염 추기경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염수정 추기경 발언, 실망스럽다", "염수정 추기경께 한말씀 올리자면 이건 정치의 문제가 아닌 정의의 문제다", "염수정 추기경 발언, 가슴이 답답해진다. 세월호 유족들은 지금 죽음의 자루에서 나오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겁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귀국 비행기 안에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고 염 추기경과는 대조적인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