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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K 프론티어] 초코파이, 현지화로 ‘세계인의 파이’ 각인
<10>오리온
해외 14억개 등 작년 20억개 팔려
방부제 없이 신선도 유지 독자기술
中가정 62% 구매…러도 승승장구
베트남선 제사상 오를 만큼 인기


한국은 정(情), 중국은 인(仁), 베트남은 띤(Tinh)….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간 ‘초코파이 정’의 현지 이름들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1990년대부터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오리온(회장 담철곤)은 식품업계 해외진출의 성공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연간 20억개가 팔리는 오리온 초코파이는 지난해 한국에서 6억개, 해외시장에서 14억개를 팔았다. ‘지름 7cm, 높이 2.3cm의 작은 파이’는 1년에 팔리는 양을 세우면 지구 3바퀴를 도는 판매고로 오리온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켰다.

▶40주년 맞은 초코파이, 무르익은 글로벌 경쟁력= 초코파이는 1970년대 초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미국 등 선진국을 순회하던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이 한 카페에서 우유와 함께 나온 초콜릿 코팅 과자를 맛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2년여간의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제품이다. 당시 경제개발로 식생활이 변화하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제품을 원함에 따라 복합제품 개발에 대한 의지가 싹튼 것.

1974년 4월 마침내 첫 선을 보인 초코파이는 수분 함량이 높은 마시멜로우와 비스킷, 초콜릿이 한데 어우러진 제품으로, 일반 비스킷과 달리 특수한 배합ㆍ제조 과정을 거치는 것이 특징이다.

수분이 많은 제품일수록 미생물에 의해 상하거나 풍미가 변하기 쉬운데, 초코파이는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오리온만의 독자기술이 적용돼 있다. 출시 직후부터 모양과 포장 디자인을 베낀 미투 제품들이 쏟아졌지만 오리온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경쟁력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칸타월드패널이 발표한 ‘2013년 소비재 보고서’에서 오리온은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순위에 올랐다. 칸타월드패널은 매년 식음료, 생활용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전 세계 35개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순으로 순위를 정해 발표하고 있다.

오리온은 70개의 글로벌 소비재 브랜드 중 52위를 기록, 2012년 58위에 비해 6계단 상승했다. 오리온 제품을 처음 구입한 고객도 1년만에 약 900만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온은 국내 식품업체 최초로 중국시장에서 매출 1조 시대를 열었고, 초코파이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진은 중국 대형마트에서 초코파이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

▶중국 가정의 62%가 오리온 제품을 구매= 초코파이 해외판매는 국내를 넘어선지 한참이다. 지난해 기준 초코파이는 한국 6억개 ,중국 7억개, 베트남 3억개, 기타 국가 4억개로 총 20억개 판매했다.

특히 중국시장은 오리온의 경쟁력이 높은 곳이다. 국내 식품업체 최초로 중국시장에서 매출 1조 시대를 열었고, 초코파이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칸타월드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오리온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제과기업으로, 중국 가정의 62%가 오리온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08년부터 하오리요우파이(초코파이 중국명칭, 좋은 친구라는 의미) 포장지에 ‘어질 인(仁)’자를 삽입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을 착안한 것이다. 초코파이는 다른 제품들의 매출 증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2009년부터 현지어로 정(情)을 의미하는 ‘Tinh(띤)’이라는 단어를 포장지에 넣었다. 조상 숭배 전통이 강한 베트남에서는 집안에 사당을 두고 조상에 대한 감사와 집안의 행복을 기원하는데,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힌 오리온 초코파이가 제사상에 오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초에는 베트남 진출 8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억개, 매출액 3000억원을 달성했다.

초코파이는 차를 많이 마시는 러시아 문화에도 잘 어울려 인기가 매우 높다. 시장점유율 18% 수준. 지난 1990년대 초반 부산을 중심으로 러시아 보따리 상인들의 초코파이 구매 붐이 일면서 처음으로 러시아에 진출했고, 1993년부터는 직접 러시아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은 담철곤 회장의 주도하에 진출한 국가의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들과 공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지화 전략을 더욱 강화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식품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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